모더니즘 (modernism)

목차
현대문학
개념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도시 문명이 가져다 준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문제의식 등에 기반을 둔 문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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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도시 문명이 가져다 준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문제의식 등에 기반을 둔 문예사조.
내용

19세기 말엽부터 유럽 소시민적 지식인들 사이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여 20세기에 들어와 크게 유행한 문예사조로 ‘근대주의’ 또는 ‘현대주의’라고도 한다.

기존의 사회질서·종교·도덕의 전통을 밑받침하고 있던 확실성에 대해 회의를 품은 니체(Nietzsche, F.W.)의 허무주의, 마르크스(Marx, K.)의 유물사관과 혁명이론, 프로이트(Freud, S.)의 정신분석학 등의 선구적 사상들이 이미 그 토대를 마련해놓았으며, 세계를 정신적·물질적으로 황폐화시킨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크게 성행하였다.

모더니즘은 다양한 양상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개되었다. 표현주의(expressionism)·미래파(futurism)·이미지즘(imagism)·다다이즘(dadaism)·초현실주의(surrealism)·주지주의(intellectualism)·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 등이 있다.

한편 미술에서는 입체파(cubism)·야수파(fauvism)·추상적 표현주의 등으로, 음악에서는 기존의 관계를 파괴한 스트라빈스키(Stravinsky, I.)의 실험적인 음악 등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노만주의나 사실주의와 대등한 중요한 문예사조이면서도 그 개념의 정립이 막연할 수밖에 없다. 모더니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것은 신모더니즘(neo-modernism) 혹은 후기모더니즘(post-modernism)이라 불린다.

나치의 전체주의와 대량 학살, 원자폭탄의 위험, 자연환경의 황폐, 인구의 폭발적 증가 등의 전후(戰後) 상황 속에서, 후기모더니즘은 전기모더니즘으로부터 이탈하여 그 극복을 지향하는 양상과, 존재의 ‘무의미성’과 허무의 세계로 더욱 심화되는 두 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 나라에 모더니즘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24년 무렵이다. 고한용(高漢容)이 <ᄯᅡᄯᅡ이슴>(開闢, 51호)·<서울 왓든 ᄯᅡᄯᅡ이스트의 이약이>(개벽, 52호)·<다다? 다다!>(동아일보, 1924.11.24.)·<잘못 안 ᄯᅡᄯᅡ>(동아일보, 1924.12.1.) 등의 글을 발표하였다. 양주동(梁柱東)은 <정오 이·삼 正誤二三>(朝鮮文壇, 12호)에서 이미지즘의 개념과 문학적 성격을 소개하고 있다.

1926년 ≪학조 學潮≫지에는 정지용(鄭芝溶)의 모더니즘적인 시 <슬픈 인상화(印象畫)>와 <파충류동물 爬蟲類動物> 등이 실렸으나, 모더니즘이 하나의 문학적 조류로서 확립된 것은 1930년대이다. 모더니즘 이론들을 가장 많이 받아들여 소개한 이는 김기림(金起林)과 최재서(崔載瑞)이다.

그들은 기존 낭만주의 시들이 지닌 내용 위주의 편향성, 지나친 감정 노출 등을 비판하고 단단한 형식, 지성에 의한 감정의 통제 등을 표방하였다.

서구의 경우에 이미지즘은 견고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사물시(事物詩)를 목표로 했고, 주지주의는 회화적 기법에만 머물고 만 이미지즘의 단점을 보강하고자 이미지즘의 뒤를 이어 생겨난 데 비하여, 우리의 경우에는 이들 두 사조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 상태로 동시에 수용되었다.

대체로 주지주의적인 성격이 강조되었으며, 특히 엘리어트(Eliot, T.S.)의 객관이론과 리처즈(Richards, I.A.)의 포괄이론 등이 많이 소개되었다.

김기림은 <오전(午前)의 시론(詩論)>(조선일보, 1935.4.20.∼30.)·<포에지와 모더니티>(新東亞, 21호) 등의 수많은 논문을 통해서 지적 정신에 의한 문명비판, 풍자(satire), 당위의 시, 시각적 회화성의 시 등을 역설하였다.

그 밖에 이양하(李敭河)의 <리챠즈의 가치론(價値論)>(조선일보, 1933.1.21.∼31.), 최재서의 <비평(批評)과 과학(科學)>(조선일보, 1934.8.31.∼9.7.) 등이 주지주의 이론을 소개한 대표적인 논문들이다. 당대 시인들 중 이미지즘의 성향이 강한 이로는 정지용과 김광균(金光均)이 있다.

≪정지용시집 鄭芝溶詩集≫(1935)과 ≪와사등 瓦斯燈≫(1939)에 실려 있는 시들은 대체로 그 회화적 기법들이 뛰어나다. 주지주의적인 대표적 작품으로는 김기림의 장시(長詩) <기상도 氣象圖>(1936)를 들 수 있다. 한편, 한국의 다다이즘 운동은 여러 해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상(李箱)에 이르러 본격화되었다.

그의 시 <이상(異常)한 가역반응(可逆反應)>(日文詩, 朝鮮과 建築 7호, 1931)·<오감도 烏瞰圖>(조선중앙일보, 1934.7.24.∼8.8.)는 전통적인 삶의 양식과 가치체계를 부정하는 다다이즘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그는 초현실주의의 무의식적인 받아쓰기의 수법도 잘 활용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소설 <날개>(朝光 9호, 1936), <지주회시 蜘鼄會豕>(중앙 6호, 1937) 등이 있다.

광복 후 1949년을 전후로 하여 모더니즘 운동이 다시 일기 시작하였다. 김경린(金璟麟)·박인환(朴寅煥)·김규동(金奎東) 등의 도시감각·현대문명의식, 조향(趙鄕)과 이봉래(李奉來)의 초현실주의, 김수영(金洙暎)의 지성의 현실참여 등의 양상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 후반기에는 영미 주지주의 이론의 재평가와 더불어 모더니즘의 새로운 진전을 보였다.

송욱(宋稶)의 ≪하여지향 何如之鄕≫(1961)에 보이는 비순수와 문명의 표정, 박남수(朴南秀)의 심층 이미지 추구, 김춘수(金春洙)의 현실의식과 존재론적 이미지, 김광림(金光林)의 주지적 서정 등에서 모더니즘의 심도 있는 전개를 보여주었다.

참고문헌

『문예사조』(문덕수, 개문사, 1979)
『모던이즘』(Faulkner, P., 황동규 역, 서울대학교출판부, 1980)
『한국모더니즘시연구』(문덕수, 시문학사, 1981)
『문예사조』(박철희 편, 이우출판사, 1985)
『모더니즘시연구』(원명수, 계명대학교출판부, 1987)
집필자
문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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