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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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 인식과 잠재의식의 세계를 추구하고 표현의 혁신을 꾀한 전위적 문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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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초현실주의는 비합리적 인식과 잠재의식의 세계를 추구하고 표현의 혁신을 꾀하는 전위적 문예사조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성과 인습을 반대하고 문명의 구속으로부터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30년대 일본을 통해 다다이즘과 그것을 계승한 초현실주의가 도입된다. 『삼사문학』 동인과 이상의 초현실주의 작품에 이르러 구체화된다. 초현실주의 기법은 광복 후 조향의 초현실주의 운동과 김춘수의 무의미시, 1980년대 이후의 해체시 등과 연결된다.

목차
정의
비합리적 인식과 잠재의식의 세계를 추구하고 표현의 혁신을 꾀한 전위적 문예사조.
내용

초자연주의(surnaturalisme)보다는 쉬르레알리슴(surrealisme)이라는 용어가(아폴리네르), 영어권에서는 surrealism 보다는 superrealism이(하버트 리드) 더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다.

기용 아폴리네르(Apollinaire, G.)의 부조리극 「테레지아의 유방(乳房)」(1903, 공연 1917)의 부제로 처음 사용되고(Drama surrealiste…), 앙드레 브르통(Breton, A.)의 『초현실주의 제1선언』(Manifeste du Surrealisme Poisson Seluble, 1924)에 의해 보편화된다.

초현실주의는 전후(1차대전)의 황폐화를 배경으로 이성과 인습을 반대하고 문명의 구속으로부터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혁명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언어나 다른 가능한 방법으로 순수한 정신의 자동작용에 의한 참된 사고와 표현을 강조하며, 외적 현실과 내면적 현실의 변증법적 총합을 시도하는 1920년대의 사상운동 또는 전위적 예술사조이다. 그 기조는 낭만주의 원리의 재확인인 동시에 상징주의와도 접맥되며, 직접적인 선행 사조는 다다이즘(dadaism)과 입체파라고 할 수 있다.

다다이즘은 1916년, 취리히에서 루마니아의 시인 트리스탄 차라(Tristan Tzara)에 의해 창간된 『캬바레 볼테르』지(誌)에 의거하여 발족된다. 이어 기관지 『DADA』(1917), 그 다음 파리로 이전하여 앙드레 브르통(Breton, A.) · 루이 아라공(Aragon, L.) · 필립 수포(Soupault, P.) 등 공동 편집의 『문학』(1919)이 창간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다다는 붕괴되고, 1921년에는 초현실주의의 첫 작품인 동시에 자동기술법(automatisme)의 최초의 조직적 적용인 브르통과 수포의 공저인 『자장』(磁場, Les Champs Magnetiques)이, 1924년에는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제1선언』이 발표되고, 동년에는 피엘 나빌과 벤자민 페레가 편집한 『초현실주의 혁명』지(誌)가 창간된다. 한편 입체파 계열인 이반 골(Ivan Goll)이 『초현실주의』(1924)를 창간하여 별개의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한다.

초현실주의의 이론적 · 실천적 지도자의 위치를 굳힌 브르통은 『정당방위』(1926), 『초현실주의와 회화』(1928), 소설 「나쟈」, 『초현실주의 제2선언』(1930) 등을 발표하고, 잡지 『혁명에 봉사하는 초현실주의』(1930)를 창간하며, 작품 「통저기(通底器)」(1932), 「백발(白髮)의 피스톨」(1932) 등을 발표하면서 그의 활동은 미국 · 멕시코까지 확대된다. 그는 전후(2차 대전) 프랑스로 귀국한다.

전통 · 인습 · 질서의 파괴라는 점에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는 공통적이나, 전적으로 파괴에만 집착하는 다다이즘은 창조와 탐구를 중시하는 초현실주의에 문을 열어주며(1919), 입체파 계열인 이반 골의 초현실주의는 표현법의 혁신에 일부 기여한 것뿐이다.

초현실주의의 방법으로 유머, 신비, 꿈, 광기, 초현실적 오브제, 진기한 송장 그리고 자동기술법 등을 드나(이브 뒤폴레시스, 『초현실주의』, 1950), 가장 중요한 기법은 자동기술법이다.

꿈이나 광기의 상태에서는 정신의 조정기능이 이완되므로 무의식은 스스로 제 모습을 드러내지만, 이성이나 일체의 선입관을 배제하고 무의식의 메시지를 그대로 기록하는 자동기술법은 브르통이 꿈과 각성의 중간 상태에 있을 때 발견한 것이다. 브르통은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현실로부터 탈출하여 잠재의식을 향한 모험을 감행한다.

욕망을 적나라하게 제시한 정신분석학은 실증적, 그리고 비합리적인 것을 이성적인 것으로 통합하려는 초현실주의의 노력에 기여한다. 절대나 무한의 내면세계는 프로이트(Freud, S.)에 의하여 지상적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관건임이 밝혀져, 초현실은 현실과 상관관계를 갖는 초실재가 된다.

초현실의 세계는 초현실주의적 변증법에 의하여 “생과 사,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 전달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높은 곳과 낮은 곳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더 이상 모순되지 않는 것으로 지각되는 정신의 지고점(至高点)”이다. 초현실주의의 원리는, 세계의 변화란 대립과 상호작용의 관계라고 보는 헤겔(Hegel, G.W.F)에까지 소급할 수 있는 변증법이다.

관념이 현실을 형성하며 현실은 관념의 외적현상 형식에 불과하다고 본 헤겔의 변증법은, 마르크스(Marx, K.)에 와서 이념은 인간정신에 반영되고 사상의 형식으로 번역된 물질세계에 지나지 않다는 유물변증법으로 발전한다.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의 여러 기능에 의하여 풍부해진 자아(soi)의 해방도 사회적 혁명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본다.

이것이 마르크스와 연결되나(여기서 공산주의로 전향한 루이 아라공과 브르통은 결별한다.), 브르통은 인식(내부)과 사회적 행동(외부)의 끊임없는 교환, 고통 · 열망 · 갈등의 만족과 불만 등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혁명조차 최후의 목적으로 보지 않고 전체인간의 영원한 숙명인식과 사랑을 강조한다.

서구 모더니즘(Modernism)의 도입은 김유방(金惟邦)의 「우연한 도정(道程)에서」(개벽 8호, 1921.2.)와 효종(曉鍾)의 「독일 예술운동과 표현주의」(개벽 15호, 1921.10.)부터 시작된 듯하다. 전자에는 미래파의 용어가 등장하며 막스 베버(Maks Weber)의 입체파 시 1편이 번역 · 소개되고, 후자에는 표현주의와 다다 및 다다이즘에 대한 단편적 소개가 있다.

이 후 이러한 소개 및 도입이 계속되나(林盧月, 「최근의 예술운동」, 개벽 28호, 1922.10., 金基鎭, 「전후 불란서 문학」, 개벽 44호, 1924.2., 朴英熙, 「현실의 아메리카 문학」, 개벽 44호, 1924.2., 朴英熙 편, 「중요술어사전」, 개벽 1924.7. 등), 특히 고한용(高漢容)의 「ᄯᅡᄯᅡ이슴」(개벽 51호, 1924.9)과 「서울에 왓든 ᄯᅡᄯᅡ이스트의 이약이」(개벽 52호, 1924.10.), 1930년대에 발표된 김기림(金起林)의 「현대시의 발전(3)」(조선일보, 1934.7.14.), 이헌구(李軒求)의 「불문학사조의 동태(1∼3)」(조선일보, 1935.1.2.∼1.4.) 등은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및 자동기술법에 관한 문헌으로서 주요시된다.

대체로 일본을 매개로 하여 표현주의 · 미래파 · 입체파 등이 먼저 도입되고, 이어 다다이즘이, 그 다음에 초현실주의가 도입되어, 1930년 전후에는 일부이긴 하나 상당한 영향을 미친 듯하다. 다다이즘과 그것을 계승한 초현실주의는 『삼사문학(三四文學)』(1934.9.∼1935.12.) 동인(申百秀 · 李時雨 등)과 이상(李箱)에 이르러 작품으로 구체화된다.

특히 이상의 초기 작품인 「BOITEUX BOITEUSE」(조선과 건축, 1931.7.)에서는 미래파, 「삼차각 설계도(三次角設計圖)」(조선과 건축, 1931.10.)와 「22년 二十二년」(조선과 건축, 1932.7.) 등에서는 입체파, 「선에 관한 각서(6)」 등에서는 다다이즘의 영향이 보이며, 「오감도(烏瞰圖)」 연작시 중의 「시 제1호」 · 「시 제11호」 · 「시 제12호」, 「정식(正式)」 · 「소영위제(素榮爲題)」 · 「가외가전(街外街傳)」 등은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이해된다.

이상이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임은 부인할 수 없으나, 문제는 초현실주의 원리인 변증법적 총합과 미래사회의 전망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이상의 초현실주의 미학과 수법은 광복조향(趙鄕)의 초현실주의운동과 김춘수(金春洙)의 모더니즘 특히 무의미시(nonsense verse), 그리고 1980년대 이후의 해체시 등과 연결된다.

2차 대전(1941)과 한국전쟁(1950)을 통한 죽음과 폐허의 체험은 자기의 확인을 위한 자기와의 대면, 내면세계의 응시와 침잠에서 나아가 토착적 초현실주의 운동을 촉진하게 된다. 동인지 『노만파』에 이어 후반기 동인에 참가하면서 초현실주의를 표방해온 조향은 상경하여 초현실주의 문학예술연구회(1974)를 중심으로 강연 · 세미나 · 시합작 · 캠프 등의 운동을 주재한다.

한편 『초현실주의 문학예술 시리즈(1∼4)』(1977∼1984?)를 발간하여 오브제, 자동기술법, 물체시 등의 논문을 발표하지만, 그의 죽음(1984)으로 일단락 된다. 그의 주요 작품은 「검은 Series」(사상계, 1958.11.) · 「Sara de Espera」(문화세계, 1953.8.) · 「바다의 층계」(신문예, 1958.10.) 등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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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최재서, 인문사,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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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구』(김윤식, 문학사상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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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세계』(이보영, 금문서적,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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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Cubism to Surrealism in French Literature(George Lemaitre, New York,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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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界新興詩派硏究』(神原泰·瀧口修造 外, 金星堂, 1923)
『新しき時代の精神におくる』(神原泰, イデア書院, 1923)
『超現實主義詩論』(西脇順三郞, 厚生閣書店, 1929)
『シュルレアリスム詩論』(飯島耕一, 思潮社 1961)
『シュルレアリスム』(Patrick Waldberg, 巖谷國士 譯, 東京美術出版社, 1969)
『現代文學の比較文學的硏究』(千葉宣一, 八木書店, 1978)
『シュルレアリスム』(Karl Heinz Bohrer, 西川賢一 外譯, 合同出版, 1972)
집필자
문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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