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최씨, 호는 춘파(春坡). 평안남도 안주(安州) 출신. 아버지는 남수(南壽)이며, 어머니는 김씨이다. 7세에 어버이가 죽자 묘향산으로 가서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제자가 되었으며, 이때부터 경학(經學)에 몰두하여 16세에는 불경뿐만 아니라 제자백가의 서적까지 섭렵하였다.
전국의 이름있는 사찰을 순례하면서 고승들의 지도를 받았으며, 1616년(광해군 8)에는 금강산으로 들어가서 송월 응상(松月應祥)을 찾아 가르침을 받고 심인(心印)을 이어받았다. 응상은 그를 큰 법기(法器)로 보고 가르침을 아끼지 않았다. 그 뒤 금강산의 선암(禪庵)·영원암(靈源庵)·현불암(現佛庵)·현등암(懸燈庵) 등지에 머물면서 20여년 동안 수선(修禪)하였으며, 밤에도 침구를 펴고 눕는 법이 없었다. 입적 하루 전인 5월 10일에는 목욕을 하고 향을 사른 뒤 임종게(臨終偈)를 남겼다.
나이 67세, 법랍 53세였다. 다비(茶毘)한 뒤 제자들이 사리를 얻어서 금강산유점사(楡岾寺)에 부도와 탑비를 세웠는데, 비문은 정두경(鄭斗卿)이 지었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나백(懶白)·청안(淸眼)·혜소(慧炤)·법연(法演)·영존(靈尊)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