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단백질식품이 많다.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약을 퍼부을 만큼 마셔도 좋은 식사에는 미치지 못한다(藥補不如食補千補萬補不如食補). "라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사상이 정착되어 있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의서(醫書)에서는 양명(養命)의 약 또는 병을 예방하고 허모(虛耗)를 보하는 보건약으로 식품을 꼽았다. 그리고 치병의 약은 유해하여 장기간 복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양생음식이 개발되어 왔다. 그 중의 하나로 우유제품을 들 수 있다.
고려시대에 우유가 있었다는 것은 ≪고려사≫ 열전(列傳)에서 알 수 있다. 젖소에서 우유를 짜고 이것으로 낙수(酪酥)를 만들었던 것이다. 원나라와의 교섭이 있은 뒤로는 유우소(乳牛所)라는 상설기관도 설치되었다. 이 유우소는 조선시대까지 계속되어 우유와 낙수가 진상품이 되었고 보양식으로 낙죽(酪粥)도 쑤었다.
고려 후기에는 불교의 쇠퇴와 더불어 육식이 크게 늘었다. 따라서 공민왕 때의 제학(提學) 이달충(李達衷)은 오계(烏鷄)와 백마를 즐겨 먹었다. 풍수승(風水僧)이던 조화경(曺華卿)은 웅장(熊掌)과 표태(豹胎)를 진상하게 하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문헌인 ≪도문대작 屠門大작≫과 ≪증보산림경제≫에는 소·돼지·멧돼지·닭·꿩·토끼·양·염소·개·거위·오리·매·노루·사슴·표범·곰의 발 등이 양생음식으로 수록되어 있다.
≪만기요람 萬機要覽≫에는 전생서(典牲署)에서 황우·흑우·양·염소·돼지를 항상 기르고 있다고 하였다. ≪도문대작≫에는 ‘곰의 발’ 요리는 준양(准陽)·의주(義州)·희천(熙川)에서 잘 하고, ‘사슴의 혀(鹿舌 녹설)’는 준양 사람, 표범의 요리는 양양(襄陽) 사람이 잘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해산물로는 전복·생굴·해삼·조기·청어 등을 양생식품으로 들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양생식과 별미식으로 발전한 것에는 죽이 있다. 조선시대의 죽요리는 매우 다양하다. 보양식으로 추천되어 온 것을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우유죽 : 물 2홉, 심말(心末 : 쌀가루) 2홉을 섞어 끓이다가 우유 1되를 넣고 염탕(鹽湯 : 소금을 넣어서 끓인 국)으로 간을 맞춘다.
② 잣죽[海松子粥] : 은 흰쌀과 실백으로 끓인다. 이것은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③ 호박죽[瓠粥]: 어린 호박·햅쌀·돼지고기 또는 닭고기를 함께 넣어 끓인 다음에 굴젓국물(石花鹽湯 석화염탕)로 간을 맞춘다.
④ 우양죽(牛䑋粥) : 소의 양을 곤 국물에 멥쌀을 넣어 끓인다.
⑤ 붕어죽[○魚粥]: 붕어·멥쌀·후추·고추·천초·생강류 등의 향신료를 많이 넣고 끓인다.
⑥ 생굴죽은[石花粥]: 생굴을 기름에 볶은 다음에 물을 붓고 끓이다가 쌀을 넣고 무르게 끓었을 때에 달걀을 푼다.
⑦ 율무가루죽[蕙苡末粥]: 율무가루에 쌀가루를 3분의 1의 비율로 넣고 끓인 뒤에 꿀을 탄다.
⑧ 연뿌리가루죽[藕粉粥]: 연뿌리가루에 녹두녹말이나 칡뿌리녹말을 섞어서 끓인다.
⑨ 마죽[薯粥]: 마의 앙금을 만들어 녹두녹말이나 칡녹말을 섞어서 끓인다.
⑩ 가시연밥죽[芡仁粥]: 가시연밥의 열매 속의 씨를 쪄 말려 가루 낸 것에 쌀과 고기류를 넣고 끓인다.
⑪ 전복·홍합·쇠고기죽 : 전복·홍합·쇠고기 등을 각각 가늘게 저미고 쌀과 함께 쑨다.
⑫ 양원죽(養元粥) : 찹쌀·멥쌀을 각 1되씩을 노랗게 볶고 다시 찹쌀·멥쌀 1되씩을 섞어 가루로 빻아서 포대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에 조금씩 끓인다. 이것을 꿀과 함께 대접하면 보양식으로서의 효과가 크다고 한다.
⑬ 녹두죽 : 녹두녹말을 말렸다가 오미자즙과 함께 끓이고 꿀을 탄다.
그 밖에도 여러 종류의 죽이 오랜 역사를 지니면서 발달해 왔다. 죽은 노인을 봉양하거나 환자를 위한 회복식 또는 일반 별미식으로 활용된 것이다.
≪음식지미방≫에 소개되고 있는 보양식으로는 별탕(鼈湯)인 자라탕이 있다. 이것은 자라를 삶아서 그 살을 찢어 오미자초·생강·천초·후추·소금에 무쳤다가 맛이 든 다음에 맑은 장국에 끓인 것이다. 이 별탕은 현재까지도 보신용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자라곰이라고도 한다.
보양식으로 우족(牛足)을 무르게 고아 식혀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강정 크기만큼 썰어서 먹기도 하였다. 이것을 족탕이라고 하였다. 우족의 곰국이 아니라 지금의 족편법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을 먹을 때에는 꿩고기국물에 표고·무를 썰어 넣고 간을 한 다음에 밀가루를 풀어 걸쭉한 즙액을 만들어 여기에 족편을 넣어 먹었다고 한다.
보양식으로 암탉 2마리에 말린 대구 3마리를 함께 섞어서 뼈가 녹도록 고아 그 국물을 식혀 묵처럼 굳게 한 다음에 썰어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 것도 있었다.
보양식으로 개장의 역사도 꽤 오래 되었다. 그 제조법은 다음과 같다. 개 1마리에 참기름 5홉, 또는 참기름 1종지와 참깨 1되, 후추·천초 등 향신료를 많이 넣어 조미한 것을 솥 안에 넣는다. 물을 조금 부은 다음에 솥뚜껑을 뒤집어 덮은 채로 익힌다.
솥뚜껑 위에 찬물을 담는다. 자주 갈아 주면서 고기가 연해질 때까지 익힌다. 개고기와 조미료를 항아리에 넣어 봉해서 중탕으로 익히는 방법도 있다.
보신용 개장을 만들려면 5일쯤 전에 닭 1마리를 먹였다가 잡은 개를 썼다고 한다. 지금 남아 있는 개장인 보신탕은 훨씬 간소화된 것이다. 보신용 개로는 누런 개[黃狗]가 좋다고 추천되어 왔다.
보양식으로 웅장요리는 곰의 다리를 돌회[石灰 석회]를 섞어 끓인 물에 튀하여 소금에 절였다가 물에 오래 삶아서 무르게 익혀 만든다. 발가락 사이를 칼로 째고 기름장에 양념하여 굽기도 하였다.
애저찜[兒猪蒸法]도 보신용으로 유명하였다. 지금도 전라남도 광주의 명물요리로 전래되고 있다. 생후 6, 7개월도 안 된 새끼돼지의 배 안에다(내장을 빼고) 꿩·닭·두부·무 등을 파·마늘·후추·기름·장으로 볶은 것을 채우고 쪄 익힌다. 지금은 꿩·닭을 채우는 것이 생략되고 찜보다는 곰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