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예촌(禮村) 양좌수 집안에 양씨열이와 양씨아미 남매가 일찍 부모를 잃고 외로이 살고 있었다. 누이동생 양씨아미는 일곱 살 때부터 신병을 앓아 열다섯 살이 되자 몸을 기동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어느 날 양씨아미는 굿하는 소리가 들린다면서 그곳에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하였다. 오빠가 그녀를 등에 업고 굿하는 집에 데려다주자, 양씨아미는 제상에 올린 떡을 달라고 해서 먹고는 기운이 나서 심방과 더불어 춤을 추더니 몸이 좋아졌다. 그 뒤 양씨아미는 심방이 될 팔자임을 알고 입무(入巫)하였는데, 세상일을 다 알아맞히는 심방이 되었다.
그런데 양씨아미는 굿을 의뢰받고 굿을 하러 가려고 해도 무구가 없어 선배 심방의 무구를 빌려 굿을 해야 했다. 이에 오빠가 급히 무구를 사러 육지를 향하여 배를 타고 떠나갔다. 굿을 하던 도중에 양씨아미는 점을 쳐보고 오빠가 파선되어 죽었음을 알게 되었다. 슬픔에 찬 양씨아미는 바닷가로 달려가 오빠를 부르다가 바닷물에 투신하여 자살하고 말았다.
이 원혼을 달래기 위하여 예촌 양씨 집안에서 양씨아미를 위하기 시작하니, 양씨아미는 이 집안의 수호신이 되어 대대로 명절 · 제사 때, 그리고 굿을 할 때 위하는 조상신이 되었다. 「눈미 양씨아미본풀이」에도 신병에 걸린 양씨아미가 나온다. 그러나 오빠의 대응은 예촌의 경우와 달라서, 양씨아미의 세 오빠 가운데 특히 큰오빠가 누이의 입무를 막는다. 큰오빠는 양씨아미를 가두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이후 양씨아미는 큰오빠들과 달리 자신을 돌보아 준 다른 두 오빠들 집안의 조상신이 되었다.
입무에 성공하지 못하고 죽은 처녀의 원혼을 신격으로 모시게 된 내력을 풀이한 조상본풀이이다. 이러한 유형의 서사는 조상본풀이뿐만 아니라 당본풀이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유사한 서사가 여러 본풀이로 활용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