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행악에 사용되었던 곡이다. 일명 「경록무강지곡(景籙無彊之曲)」이라고도 하며 줄여서 「만(慢)」이라고도 한다. 현전의 만은 당피리가 중심이 되는 관악합주의 음악으로 전 10장으로 되어 있다. 각 장은 11∼12마루로 이루어지고 1마루의 길이는 짧게는 2박에서 가장 길게는 9박으로 들쭉날쭉하다.
기본적으로 1음이 1박의 시가를 가지고 있으나 각 마루의 마지막 음은 배장(倍長)된다. 한편,『세종실록』에 의하면 왕의 출궁시에는 「여민락만」을, 환궁시에는 「여민락령」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세종실록』권140에 전하는 「여민락」은『속악원보(俗樂原譜)』 권4의 「여민락만」과 동일하여 「여민락만」의 원곡임을 알 수 있다.
전 10장의 『세종실록』의「여민락」은「용비어천가」의 한문시를 사용하고 가사는 16 정간마다 1자씩 배치되어 있으며 궁(宮, 潢)에서 시작하여 하오(下五, 黃)로 마친다. 장구점 1점은 8정간마다 붙어 있고, 장구점 7점마다 박(拍)을 치는데 박을 4번(가사 16자)칠 때 하나의 장구형이 완성된다.
이러한 장구형과 사설붙임은 고취악(鼓吹樂)이 갖는 특징이다. 현전의 「여민락만」은『속악원보』 권6의 「만」을 이어받은 것인데, 그 선율선은『세종실록』의「여민락」과 같지만, 그 리듬은 변하여 1음이 대개 1정간의 길이를 차지하는 등 시가의 박절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