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님 청배 (원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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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작품
평안북도 강계 지방의 무당굿에서 구연된 서사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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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평안북도 강계 지방의 무당굿에서 구연된 서사무가.
내용

1933년 손진태(孫晉泰)가 당시 강계읍에 사는 전명수(田明守)의 보유 자료를 채록하여, 1935년 『청구학총(靑丘學叢)』 22호에 발표한 것이다. 강계에서는 큰 굿을 할 때 열두거리로 나누어 진행하는데, 그 중에 다섯째거리가 「원구님 청배」이다.

원구님이란 어떤 신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다만 무가의 후반에 기술된 “살창원구 도원구며, 낫가리 원구 세원구며, 말리사창 구왕방에 드러가서 열닷 말 왕설기며 스물닷 말 전석에 노라 보던 원구님도 도청배로 오옵소사.”라는 내용을 보아 곡물의 신으로 생각된다. 무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금부덕산 안양 땅 안양 절에서 인경을 만들기 위하여 화주승을 인간에 보내어, 쇠붙이를 모아들이게 하였다. 화주승이 원산이네 집에 가서 쇠 동냥을 할 때, 원산이 어머니는 무심코 “내 아들 원산이밖에 없다.”고 하였다.

절에서 모아들인 쇠로 인경을 만들려고 하였으나, 웬일인지 끝내 만들어지지 않았다. 화주승을 불러와서 쇠 동냥을 할 때 부정한 일이 없었는지 문책하자 화주승은 원산이 어머니의 말을 고하였고, 마침내 원산이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원산이는 이것을 알고 팔만구왕방에 숨었으나, 화주승에게 발각되어 절로 가게 되었다. 원산이는 쇠탕에 대지께로 다리를 놓아 달라고 한 뒤 다리 위로 올라가 하늘을 향하여 재배하고 쇠탕으로 떨어진다. 이리하여 인경은 만들어졌으나 매어달 줄을 몰랐다.

이 때 원산이의 사촌 원목이가 금부덕산에 올라가서 모래를 쌓아 인경을 달도록 가르쳐 준 뒤, 자기는 죽어서 망치가 되겠다고 하며 스스로 쇠탕에 떨어져 죽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인경을 치면 그 소리가 ‘에미헤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어미의 혀 때문이라는 뜻이다. 원산이와 원목이의 죽은 혼은 제석 길로 인도되었고 원구님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경주 봉덕사의 에밀레종의 유래설화와 같은 내용으로, 전국에 분포된 인주전설(人柱傳說)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인경의 영험이나 주조 과정의 신비성을 드러내는 이야기가 무속신화로 수용되어 구연된 것이라고 본다.

참고문헌

「조선무격(朝鮮巫覡)의 신가(神歌) 기이(其二)」(손진태, 『청구학총』22, 1935)
집필자
서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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