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문신·학자 이민보(李敏輔)가 동서분당 이후 당쟁의 배경과 원인을 노론의 입장에서 변론하여 저술한 『충역변(忠逆辨)』(1책, 필사본, 연세대학교 소장)의 내용을 성명 미상의 서엄노인(西崦老人)이 분석·보완한 책이다.
이민보의 『충역변』은 일명 『하잠론(荷潛論)』이라고도 전한다. 1574년(선조 7) 동서분당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동인 김효원(金孝元)과 서인 심의겸(沈義謙) 사이에 벌어진 시비로부터 영조 말년에 이르기까지의 당쟁의 배경 및 실태 등을 서술한 것이다. 이민보가 노론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기사의 공정성에 있어 한계가 있다.
2권 2책. 필사본. 규장각 도서에 있다.
이 책은 이민보의 『충역변』을 원론으로 설정한 다음, 사건의 이해에 편리하도록 원론의 문구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계보를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한편, 『충역변』에서 미흡하게 다루었던 임진왜란 무렵의 기사를 대폭 보완하였다.
조선 말기의 학자 김덕양(金德養)이 증보·편집한 『충역변설(忠逆辨說)』(1책, 필사본, 연세대학교 소장)은 앞부분에 이민보의 『충역변』을 전재하고 있다. 뒤에는 송시열(宋時烈)·이철보(李喆輔)의 「연설(筵說)」·「상토역소(上討逆疏)」 및 1721년(경종 1) 왕세제(王世弟)의 책봉을 둘러싸고 노론과 소론이 분쟁할 때의 계문(啓文)과 그에 대한 전교(傳敎) 등 1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하잠론』은 성명 미상의 후인이 이민보의 별호인 하잠거사(荷潛居士)의 『충역변』을 앞부분에 전재하였다. 현종 무렵에 이중명(李重明)이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를 도운 양호(楊鎬)·이여송(李如松) 등을 만동묘(萬東廟)에 합사(合祀)하자고 청원한 「진사이중명소(進士李重明疏)」와, 그밖에 저자 미상의 「만동묘시비변(萬東廟是非辨)」과 1825년(순조 25)에 쓰여진 「이풍덕사자영남지화양동통장(以豊德事自嶺南抵華陽洞通章)」 등을 수록하고 있다.
두 책 모두 노론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점은 같지만, 구성체계는 이 책이 가장 훌륭하게 짜여 있다. 고종 때 이건창(李建昌)은 『당의통략(黨議通略)』을 저술하면서 시대순으로 당쟁의 실상을 서술한 다음 총론이라 할 수 있는 원론을 이 책 끝에 첨부하였다. 당쟁을 공정하게 이해함에 있어 모두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