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3책 144장의 국문 필사본으로 고려대학교에 소장되어 있으며 유일본이다.
대명 홍치 연간 양왕(梁王) 유흥만은 네 사람의 부인에게서 아들 15명과 딸 5명을 두었는데, 그 중 11번째, 12번째 아들인 창복과 창필이 가장 뛰어났다.
창복은 재주와 인품이 특출하여 일찍 장원 급제한 뒤 이부상서(吏部尙書)가 된다. 진 승상의 딸과 혼인하였으나 금실이 좋지 않았는데, 부왕이 그 사실을 알고 창복을 엄중하게 훈계하자 창복은 부인을 후원 연못에 빠져 죽게 한다. 연못에 빠진 진씨 부인은 강물로 떠내려가다가 구출된다. 그 뒤 창복은 순무사(巡撫使)가 되어 지방으로 순찰을 나가는데, 도중에 납치되어 가는 어느 부인을 구출하고 보니 죽은 줄로 알고 있었던 자기 부인이었다. 그러나 창복은 부인을 두고 상경한다. 이후 반란을 평정하는 선봉이 되어 반군을 물리치고, 난을 평정하고 돌아오던 길에 병을 얻어 위급하게 된다. 이때 부인이 효험이 좋은 약을 가지고 와서 창복을 살리자, 창복은 부인을 데리고 상경하고 금실이 좋아진다.
창필은 화 상서의 딸과 혼인하였으나, 이광필의 딸을 다시 아내로 들이고는 화 부인을 냉대한다. 어느날 이 부인의 유모가 조카를 시켜 이 부인의 방에 칼을 들고 서 있다가 창필이 보면 도망가게 한다. 창필은 화 부인의 질투심을 때문에 일어난 사건으로 오해하여 화 부인을 그만 칼로 찔러 죽인다. 이 일로 창필은 집을 떠나 정처없이 떠돌다가 강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때 태첩 도사의 힘으로 살아난 화 소저가 선녀의 복장을 하고 창필을 구출한다. 창필은 자신을 구해준 선녀가 화씨인가 의심한다. 집으로 돌아온 창필은 양왕에게 벌을 받고 거의 죽게 되었는데, 화 부인이 양왕에게 용서를 빌고 남편을 극진히 간호하여 금실이 좋아진다.
작품의 전반부는 창복을 중심으로, 후반부는 창필을 중심으로 그들 부부의 불화로 인한 복잡한 사건이 서술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는 창복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 창필도 내외 간의 금실이 좋지 않아 온갖 파란을 겪은 뒤에 다시 화합하게 된다. 이 작품에 그려진 창복과 창필 형제의 부부 갈등은 가문소설(家門小說)의 하나인 「현씨양웅쌍린기(玄氏兩雄雙麟記)」의 현수문, 현경문 형제의 부부 갈등과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고소설 가운데 가정 소설의 대부분은 계모와 전처 자녀 간의 갈등이나 처첩 간의 쟁총담(爭寵談)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이 작품은 불행한 혼인을 행복하게 이끌어가는 과정을 통한 부부 관계의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가정 불화 원인을 남편의 탓으로 돌리고 가정 불화의 극복을 어진 아내의 공으로 돌리고 있는데, 가정 내에서의 아내의 역할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