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의 문집 『아정유고(雅亭遺稿)』에 실려 있다. 작품을 만든 동기는 1790년(정조 14) 정조가 모든 옥안(獄案)을 심리하다가 김은애와 신여척을 살리게 하고, 이덕무로 하여금 전을 짓게 하여 내각의 『일력(日曆)』에 싣게 하였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은애는 강진현에 살고 있는 양반집의 딸인데 한동네에 사는 퇴물기생 안노파가 턱없이 은애를 모함하여 차마 견딜 수 없는 경지에 이르자 원통함이 뼈에 사무쳐 그 노파를 살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은애는 관가에 끌려가서 문초를 받는데, 두려운 빛도 없이 규중처녀로서 모함을 받은 자기의 원통함을 이야기하면서 자기가 사람을 죽인 죄는 달게 받겠다고 아뢴다. 현관은 마음으로 동정은 하나 어쩔 수가 없어 위로 보고를 한다.
그러자 임금은 정절(貞節)을 지닌 여자가 음란하다는 모함을 입음은 천하에 원통한 일이라고 하면서 은애를 놓아주라고 한다. 이 작품의 후반부에는 당시에 밀 두 되 때문에 동생을 죽인 사람을 꾸짖다가 발로 채자, 노하여 배를 찼다가 사람을 죽인 신여척이 나중에 은애와 같이 방면된 사실도 기록되어 있다.
이 전은 남을 모함하고 형제간에 우애없는 것을 경계하는 뜻이 담겨 있으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입전된 것으로 당시의 세태와 윤리관념, 그리고 정조의 밝은 덕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