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담의 한 유형으로, 일명 ‘여우의 재판’이라고도 한다. 함정에 빠진 호랑이를 구해주자 호랑이는 그 사람을 잡아먹으려 하였다.
그리하여 사람과 호랑이는 누구의 행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려고 황소에게 물었다. 황소는 사람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고 잡아먹으니 호랑이의 행위가 옳다고 하였다. 다시 소나무에게 물었으나 소나무 역시 사람이 우리를 베어서 사용하니 사람이 잘못이라고 하였다.
그 때 마침 여우(또는 토끼)가 지나가다가 그 사연을 듣고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으니 본래 있던 대로 해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호랑이는 다시 함정에 들어갔다. 여우는 사람에게 갈 길이나 가라고 하며 사라졌다.
이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된 동물담(아르네 톰슨 유형 155)으로, 여기에는 인간의 약점이 동물들을 통하여 비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