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이어짓기[連作]를 계속하면 인위적으로 지력을 보강하지 않는 한 지력이 저하되어 수확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작물의 재배 초기에는 휴한농법(休閑農法)이 주로 이용되었다. 그 뒤 인위적으로 시비 등을 통하여 지력증진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이어짓기도 발달하였다.
≪익재난고 益齋亂藁≫와 ≪농사직설≫에 따르면, 고려 후기에도 휴한농법이 대부분이었고 조선 초기에 이르러 시비기술이 발전되면서 비로소 이어짓기가 실시되었다고 한다. 이어짓기를 하면 토양 중의 질소와 유기물의 감소가 현저하게 되는데, 작물의 종류를 바꾸면 어느 정도 지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이어짓기를 하면 병해·충해도 증가하며, 때로는 이어짓기를 꺼리는 현상도 볼 수 있다. 그 예로서 아마(亞麻)는 한번 재배한 밭에는 적어도 6∼7년간은 재배해서는 안 된다. 이는 주로 마름병에 의한 것으로 이 병원균은 토양 중에 생존하며, 이어짓기를 하면 곧 만연하여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를 수도(水稻)의 앞작물로 재배하는 경우에는 해마다 재배하여도 병해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은 아마의 수확 후 수도가 재배되어 담수상태가 되면 병원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어짓기에 의한 피해는 제충국(除蟲菊)에서도 나타나는데, 제충국은 숙근성(宿根性)이므로 일단 정식하면 해마다 수확되는 것이지만, 여러 해 계속되면 병해가 발생하여 수량이 감소되므로 2∼3년이 되면 다른 작물과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박하(薄荷) 역시 그러하다.
담배도 이어짓기를 하면 병해가 심하여져서 충분한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또한, 두류(豆類)·채소류에는 선충근류병(線蟲根瘤病)의 발생이 많다. 이에 대한 피해가 없는 밭벼·보리·밀·조·수수 등 화분과 작물을 일정한 기간 재배하면 그 피해가 적어지기도 한다. 이어짓기를 꺼리는 원인은 주된 양분의 결핍이라든지 병충해의 발생 또는 작물이 분비하는 유해물질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논에서는 수도가 이어짓기되므로 작토(作土)의 철분·망간·마그네슘·칼륨·칼슘 등 작물에 중요한 토양성분이 하층으로 용탈하여, 노후화현상을 보여 벼의 생육에 지장을 주어 생산력이 점차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농업기술의 진보에 따라 양분의 보급, 병충해의 방지 등으로 이어짓기에 의한 피해를 줄이게 되었다. 또 무·당근·고구마·삼과 같은 작물은 특산지가 있어 예로부터 이어짓기를 해왔다. 이들은 풍토가 적합하면 우량한 생산물을 많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병충해의 피해를 받는 일도 적고, 그 자체가 분비하는 유독물질에 대한 해가 없으므로 이어짓기가 되고 또 그로 인하여 품질이 향상되는 경우도 있다.
작물종류에 따른 이어짓기에 대하여 견디는 정도를 살펴보면, 이어짓기를 가장 꺼리는 것은 10년 정도 휴재(休栽:재배하지 않음)를 요하며, 수박·가지·완두·우엉·결구배추 등도 비교적 꺼려 5년 정도의 휴재가 바람직하다. 토란·토마토·참외·고추·강낭콩·쑥갓 등은 3년 정도이고, 오이·땅콩·감자 등은 2년 정도이며, 파·쪽파·시금치·콩 등은 1년 정도의 휴재를 요한다.
이어짓기의 피해가 매우 적은 것은 벼·맥류·조·수수·옥수수·연근·순무·양배추·미나리·딸기 등이다. 한편, 목화·담배·양파·사탕수수·삼·호박 등은 이어짓기에 의하여 품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