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서북부지방에서 발달한 것으로, 세계 도작법 중 매우 특이한 방법으로 평가되며, ‘건도직파재배(乾稻直播栽培)’ 또는 ‘건답직파재배(乾畓直播栽培)’라고도 한다.
이 방법은 건답에서의 도작법을 말하며, 재배되는 벼를 건도(乾稻)·산도(山稻)·육도(陸稻)·밭벼라고도 한다.
건도재배는 전적으로 천수(天水:天上水, 빗물)에만 의지하여 벼를 재배하는 것이며, 벼의 생육 초기에는 비가 오지 않으므로 토양이 건조해진다.
그 건조한 상태에서 밭벼와 같이 볍씨를 파종한 다음 한동안 밭벼와 같이 취급, 관리하다가 장마철이 되어 강우량이 충분해서 물을 얻게 되면 비로소 물을 대어 일반 벼같이 취급하여 재배하는 것이다.
건도직파재배는 평안남북도의 황해 연안지역의 경의선 연변지대에서 주로 널리 실시되었는데, 1915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안남도에서는 2만 5,416ha로서 논 총 면적의 약 55%를 차지하였으며, 평안북도에서는 1만 7,096ha로서 논 총 면적의 약 25%를 차지하였다.
특히, 안주군·평원군의 평야지대에 많았으며, 숙천군·영유군과 박천·정주·선천·용천 등의 여러 군에서 비교적 많이 사용되었고, 황해도와 함경남도에서도 다소 사용되었다.
또한, 경기도와 전라남도 일부에서는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보통 품종을 그에 준해서 재배하는 건답직파법이 있었다. 특히, 강화도와 그 주변 섬에서는 최근까지도 사용되었다.
평안남북도 건답지대의 지질은 황해 연안의 제4종 신층(第四種新層)으로서 점토 또는 점질양토이고, 토층이 일반적으로 깊어 토양이 함유한 수분 발산이 더디므로 가능했던 것 같다.
건도의 품종은 대단히 많은데, 모두 가뭄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병해에도 잘 견딘다. 잎은 많고 쌀알은 가늘고 길며 쌀이 적게 난다.
건도의 주요 품종은 1937년 조사에 따르면 예조(芮租)·용천조(龍川租)·대구조(大邱租)·모조(牟租)·경조(京租)·황조(黃租)·유월조(六月租)·녹조(綠租) 외에도 많은 품종이 있었는데, 모두 메벼이다.
볍씨는 10a당 10∼12ℓ가 필요하고, 하루 동안 침종(浸種:씨앗을 물에 담가 불리는 일)하여 보통 밭을 축력(畜力)으로 고르게 한 후 밭벼와 같이 골뿌림하고, 복토(覆土)는 3∼4㎝ 정도로 덮는다. 싹이 나기 직전에 거적 써레로 부드럽게 써레질을 하여 발아를 쉽게 한다.
거름은 전량 밑거름으로 주며, 퇴비·짚재·벽토(壁土) 등을 10a당 80∼450㎏ 정도 볍씨 바로 위에, 또는 뿌림골 측면에 준다. 그리고 물을 대지 않는 기간중에는 비가 와도 물이 괴지 않게 배수한다.
발아 후에는 김매기·솎음질·보식(補植) 및 사이갈이를 제때에 하고, 7월에 들어서 물을 계속 댈 수 있게 되면 물이 괴도록 대기 시작한다. 건도재배하는 논은 점토질 땅이 대부분이므로 가을갈이의 효과가 크다.
또한, 건도재배에서 파종된 볍씨는 완전히 진압되어 지하 수분을 모세관 인력을 이용하여 끌어올리게 하는 동시에 지표(地表)의 토양은 보드랍게 하여 모세관 작용을 차단해서 토양 수분의 지면 증발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인데, 그 지방에서는 그러한 특수한 일에 합리적인 쇄토진압기(碎土鎭壓機)가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