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건국의 연구 (李朝建國의 硏究)

조선시대사

문헌

정의

1949년 역사학자 이상백(1904～1966)의 왕조 교체의 근본적인 원인을 전제개혁 운동에 중점에 관한 학술서.

내용

저자는 대구 태생으로 1927년 일본의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사회철학과를 졸업하고, 그 뒤 같은 대학원에서 동양학·사회학을 전공한 사회학자 겸 역사학자이다.

이 책은 1949년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에서 1책으로 간행되었다. 체재는 모두 6장 19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서론, 제2장 이성계(李成桂)와 고려 말기의 정쟁(政爭), 세부 항목으로 ＜공료운동(攻遼運動)의 기인(起因)＞·＜이성계의 공료반대론과 위화회군＞·＜폐우입창(廢禑立昌)과 이성계＞·＜왕씨복위운동＞·＜공양왕의 입장과 그의 폐출＞ 등 5항목이다.

여기에서는 연구의 주요 목적인 전제개혁 운동을 고찰하기에 앞서 고려 말의 정치 상황을 개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제3장 고려 말기의 정쟁과 전제개혁운동과의 관계, 세부 항목으로 ＜고려의 전제＞·＜전제의 문란＞·＜이성계일파와 전제개혁운동＞ 등 3항이다.

여기에서는 고려시대의 전제 및 문란 상황을 개관하고, 이어 이성계와 그 일파의 전제개혁 운동이 당시 정쟁의 진퇴와 어떠한 관련을 가졌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제4장 고려 말기의 전제개혁운동과 이성계와의 관계, 세부 항목으로 ＜전제개혁운동의 근본 동기＞·＜이파(李派)와 이성계의 진의＞·＜국고 결핍과 이성계＞ 등 3항이다. 고려말 전제개혁 운동을 전개해감에 있어 이성계의 진의가 무엇이었던가를 고찰한 것이다.

제5장 이성계파의 전제개혁 운동과 그 실적, 세부 항목으로 ＜이성계파의 개혁주장과 그 실적＞·＜신왕조 건설과 이성계의 태도＞·＜공신전과 별사전＞·＜전지결핍과 사전지폐＞·＜용관(冗官)과 봉록부족＞·＜기외과전의 문제＞·＜과전의 부족＞·＜국용허갈(國用虛竭)과 양향부족(糧餉不足)＞ 등 8항이다.

여기서는 주로 고려 말의 전제개혁 이래 조선 태종대까지 토지 제도의 실제 상황을 고찰하였다. 즉, 공전을 부활시켜 사전의 폐를 일소한다는 여말의 전제 개혁이 실제로 어떠하였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이와 같은 고찰을 통하여 저자는 고려 말의 전제개혁 운동이 왕조 교체의 주요 요인이 되었으나 개혁 운동이 사회혁명 운동 또는 사회 정책적인 것이 아니라 군국(君國)의 당면한 수요와 신진 관료에게 지급할 녹봉의 충족이라는 단순한 재정 정책적 견지에 있었다고 결론짓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고려 말 조선 초의 변동에 어떤 획기적인 역사적 의의를 부여하려는 논의에 극력 반대하였다. 즉, 기왕의 제설인 신진파의 구파 세력에 대한 투쟁, 친명파(親明派)의 사원파(事元派)에 대한 반항운동, 신진 유생의 유교적인 이상국가의 창건운동, 왕씨복위운동 등의 선에서 왕조 교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전제개혁 운동에 두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막연한 이론적·이상론적 위정론이 아니라 절실한 실질적인 이해 관계에 입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실질적 이해 관계가 민생을 위한 인정의 실현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자파의 이해 관계 때문이었다는 것을 예증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는 왕조 교체의 필연성을 고려말 조선초의 복잡한 정치투쟁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현상과의 관련에서 파악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연구목표가 이론적·이상적 위정론에 중점을 두고 연구되어온 종전의 연구 태도에 불만을 가지고 당시 실질적인 이해 관계인 토지 제도의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왕조 교체의 필연성을 고려사회가 지니는 내면적 계기성, 즉 역사적 배경을 간과한 듯한 아쉬움이 있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이상백저작집』(이상백, 을유문화사, 1978)

「조선건국의 정치세력연구」 상·하(박천식, 『전북사학』 7·8,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