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길주 출생. 임희동(林熙東)의 2남 1녀 중 맏딸이다.
1939년 일본 나라여자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였고, 그 해 귀국하여 모교인 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40년 『문장』에 「봉선화」·「고영(孤影)」·「후처기(後妻記)」로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하였고, 이어 「전처기(前妻記)」·「산(産)」 등을 이듬해에 발표하였다.
광복 후(1945) 함경남도 혜산진 대오천에 가정여학교를 창설, 농촌여성 계몽운동에 투신했다. 1946년 월남 후 『부인신보』·『부인경향』 편집장을 지내면서, 단편 「수원(愁怨)」·「풍선기(風船記)」·「나그네」·「낙과(落果)」 등을 발표했다.
그 후 장편에도 손을 대어 「그리운 지대(地帶)」·「월남전후(越南前後)」·「일상의 모험」·「힘의 서정」 등을 발표했으며, 창작집 『후처기』를 간행했다. 「후처기」는 뒤이어 발표한 「전처기」와 함께 낡은 사회 환경을 상황으로 설정하고 여주인공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내어 주목을 끌었다.
「봉선화」(『문장』, 1939.8)·「고영」(『문장』, 1940.5) 등에서는 지드의 애정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세련된 애상을 주조로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단편 「수첩」(『문학과 예술』, 1955.6)은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차원이 높은 행복을 추구하며, 비극 밑에 깔린 본질의 보석을 찾아내는 데 주력한 작품이다.
대표작 「월남전후」(『문학예술』, 1956.7∼12)는 고향인 길주에서 맞은 광복에서부터 시작하여 비참하고 무질서한 이북의 실정으로 끝내 남하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연을 추구한 작품이다. 그리고 「일상의 모험」(『현대문학』, 1968.1∼1969.4)은 살인범, 양로원 할머니들, 고아 출신 학생들 등, 많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작가의 인생관을 다채롭게 엮은 장편이다.
임옥인은 어느 작가보다도 생사의 문제를 폭넓고 다양하게 다루었으며, 생명을 본위로 해서 세계를 형성하고, 그 생명이 어디까지나 희생과 인종, 시련과 번민을 통해 빛남을 보여주었다. 1957년 「월남전후」로 자유문학상을, 이후 예술원상, 여류문인상 등을 수상했다. 1965년에는 여류문학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