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김씨. 자는 우재(優哉), 법호(法號)는 설담(雪潭). 전라남도 담양 출신. 일찍 부모를 여의고 출가하여 옥천 복천사(福泉寺)서암(瑞巖)의 제자가 되었고, 모은(暮隱)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그 뒤 방장산 호암(虎巖)의 법석(法席)에 참석하였고, 가야산으로 옮겨 공부하였다.
1796년(정조 20) 가을에 모은이 죽자 강석(講席)을 주재할 것을 청하였지만 사양하고, 남쪽의 설봉(雪峯)을 찾아가 수행하였다. 1798년 가을에 영암월출산도갑사(道岬寺)동림암(東林庵)에서 모은을 위하여 염향(拈香)하고, 강석을 열어 소요문파(逍遙門派)의 법맥을 계승하였다. 만년에 복천사의 연대(蓮臺)에 돌아와 머무르다가 입적하였다.
그는 삼장(三藏)에 두루 통하고 유학과 노장학 등에도 밝아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었다. 항상 계율을 엄하게 지키고 사람들에게 공경과 겸손으로 정성을 다하였다. 사법제자는 20여명이 있었는데, 이들 중 춘담(春潭)·운담(雲潭)·화담(花潭)·나암(懶庵) 등이 유명하다. 특히, 춘담·운담·화담의 3담(三潭)은 화엄의 대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저서에는 『설담집』 2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