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고시 모두 20구. 『백호집(白湖集)』 권3(1617년간, 목판본)에 수록되어 전한다. 임제는 본시 호협한 성격과 낭만적인 기질을 지녀 기개·염정(艶情)·초연(超然)을 시적 제재로 추구하였고 현실의 참담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시는 드물다.
이 시는 밭을 가는 농부의 심정과 농촌의 곤궁을 묘사한 작품이다. 농사를 지어도 세금을 뜯어가는 벼슬아치들을 호랑이에 비유하고, 울력이나 징병으로 피폐해가는 농촌의 참담함을 작품에 그렸다. 「신점추점(新店秋砧)」·「기행(紀行)」 등과 함께 임제 시 가운데서도 가장 사실적인 작풍을 지닌 시에 속한다. 이 시는 ‘월과(月課)’라는 주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28∼32세(1576∼1580) 때 홍문관직에 있으면서 부과된 시제에 맞추어 지은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농부는 새벽부터 소를 몰고 밭갈러 가서 쌀 빌러간 아낙이 참을 못 가져와 주리면서도 땡볕에서 일하나, 몇 해째 한발이 들어 가을 수확은 너무 적은 터에 관가는 조세를 재촉해대니 처자가 유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끝부분은 “남으론 전운에 불려가고 북으로 징병되니 내 일생 이다지도 괴로우냐/부잣집은 주육에 흥청망청 쓴다만 그대는 농민의 괴로움을 모른단 말가(朱門酒肉日萬錢 君不見田家苦).”라 하여, 농민의 독백과 작가의 설의를 얽어 위정자를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