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영덕(盈德). 할아버지는 정태서(鄭台瑞)이고, 아버지는 봉례(奉禮) 정도(鄭道)이다. 한미한 출신으로 오경에 능통하고 제사(諸史)에 박섭(博涉)하였다.
1434년(세종 16) 알성문과에 을과 3등으로 급제, 학유·박사·직강·사예 등 학관을 지내고, 경연(經筵)에서 경사(經史)를 강론하자 그 해박한 지식에 감동한 세조에 의하여 장령으로 발탁되었다. 1465년(세조 11) 사성·첨지중추원사·시강원우보덕을 거쳐, 1467년 공조참판이 되었다.
오경과 사서에 조예가 깊어 오랫동안 학관을 지내면서 많은 선비를 양성하였다. 1470년(성종 1) 지중추부사가 되었다가 경연에서의 실책으로 호분위행사직(虎賁衛行司直)으로 좌천당하였다. 학문을 즐겼고, 특히 역학에 밝았으나 변통과 응용력이 부족하고 문의(文義) 파악에도 고집스러운 면이 있었다. 예조판서에 추증되었고, 시호는 문장(文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