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령(芻靈)’ 또는 ‘처용(處容)’이라고도 한다. 이는 원래 짚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이지만, 뒤에 와서 형상 대신 종이나 헝겊에 그린 화상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남녀의 나이가 나후직성(羅睺直星, 이를 제웅직성이라고도 한다.)에 들면 제웅을 만들어 길가에 버린다. 나후직성이란 나이에 따라 그해의 운수를 맡아보는 아홉직성의 하나이다. 이는 9년 만에 한번씩 돌아오는데 남자는 10세, 여자는 11세 때 처음 든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제웅직성이 든 사람은 제웅을 만들어 거기에 그 사람의 옷을 입힌 다음, 그 머리에 푼돈도 넣고, 이름과 출생년의 간지(干支)를 적어서 음력 정월 14일 초저녁에 길가에 내다버린다. 그러면 그해의 액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집안에 제웅직성이 든 사람이 있으면 정월 14일 저녁에 아이들이 문밖에 몰려와서 제웅을 내려달라고 법석을 떨기도 하였다. 제웅을 얻으면 머리 부분을 파헤쳐 다투어 돈만 꺼내고 길가에 내동댕이친다. 이것을 제웅치기[打芻戱]라고 하였다. 제웅을 만들어 남을 저주하는 데 이용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한 예로 세종 6년 9월조 실록의 기록을 보면 상대방을 죽이기 위하여 풀로 그 사람의 신상(身像) 둘을 만들고, 거기에 몰래 훔쳐온 상대방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넣었다. 또, 사지에는 유자나무 가시를 잔뜩 꽂아 신당(神堂) 두 곳에 감추어두고 죽기를 빌었다고 하였다.
여기서 풀로 만든 신상이 곧 제웅의 일종이다. 이러한 제웅 외에도 종이나 헝겊에 화상을 그려서 걸고, 무수히 활을 쏘아 저주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를 「인현왕후전」「계축일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