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승과(僧科)는 교종본사인 봉선사(奉先寺)와 선종본사인 봉은사(奉恩寺)에서 실시되었는데, 교종의 경우 문답식 공개시험으로 치러진 대선(大選)을 통과하였을 때 중덕이라는 품계를 주었으며, 이 때의 시험과목은 『화엄경』과 『십지론(十地論)』이었다.
중덕이 되기 위해서는 출가한 뒤 적어도 10년 이상의 정진을 요하게 되며, 일단 중덕이 된 자는 대덕(大德)―대사(大師)―도대사(都大師)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선종선(禪宗選)에 합격한 자에게는 중덕선사(中德禪師)라는 법계가 주어졌는데, 이 때의 시험과목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과 『선문염송(禪門拈頌)』이었으며, 이 역시 문답식 공개시험으로 치렀다. 중덕이 된 자는 선사(禪師)―대선사(大禪師)―도대선사(都大禪師)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중덕이라는 법계는 1566년(명종 21) 승과의 폐지와 함께 없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