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보기’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한동네 안의 혼인은 드물고 대개 다른 동네의 남녀가 혼인하는 것이 상례였으므로 사돈집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통념으로 되어 있었다.
사돈관계를 맺은 양가는 서로 교류를 하며 교의(交誼)를 돈독히 하고 싶어도 거리관계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았다. 더구나 부인들은 외출이 자유스럽지 못하였고 다른 마을의 출입이 어려웠으므로 남자들보다도 더 교류가 드물었다. 따라서 서로 날짜를 정하고 두 마을 중간에 있는 경치 좋은 곳을 택하여 만나는 풍습이 마련되었다.
이때, 양쪽 집에서는 각기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회식하며 환담한다. 중로보기는 안사돈끼리의 회합이 주목적이지만 이것을 흥취 있게 하기 위하여 동년배의 친척여자와 친구를 동반하기도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광복 후에도 이 풍습이 계속되고 있는데 일종의 야외청유회(野外淸遊會)로 변모하였다.
같은 마을에서 자라왔거나 같은 학교에서 공부한 여자들이 각기 혼인하여 만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옛 정의를 돈독히 하기 위하여 일정날짜에 일정장소에서 회합하여 회식하는 것을 중로보기라고 하게 되었다. 이날에는 모두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가지고 가서 나누어 먹으며 청유한다.
이러한 중로보기는 사돈간의 중로보기가 아니라 친구들의 중로보기이고, 중년여자의 중로보기가 아니라 젊은 여자의 중로보기이며 회합인원도 훨씬 많다. 또한, 그 시기도 농한기가 아니라 봄·여름·가을 중의 적당한 날을 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