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79㎝. 1986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석조반가상은 원래 중흥사 삼층석탑 옆에 있다가 1978년 서울로 불법 반출되었다. 다음해에 다시 돌아와 현재는 중흥사에 봉안되어 있다.
중형의 반가상으로 통례와는 달리 왼쪽 발을 가부좌하고 오른발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형식은 강진 무위사 극락전에 봉안되어 있는 삼존불 가운데 오른쪽(향좌) 지장보살의 형식과 유사하다.
좌대와 함께 1석으로 조각되었으며 머리에 걸친 두건이 양쪽 귀를 가리고 어깨 아래 부분까지 흘러내린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두건을 쓴 존상으로 지장보살 혹은 나한이 있는데, 이 상은 반가좌를 하고 연화대좌에 앉은 점 등으로 미루어 지장보살을 표현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마에는 두건을 쓴 1조선의 띠가 선명하며 얼굴은 동안의 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천진스런 얼굴이다. 눈은 반개하여 약간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다. 코는 손상을 입어 시멘트로 보수하였다. 목에 삼도가 보이나 목 부분이 균열되어 시멘트로 보수하여 놓았다.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보통 불상에서 볼 수 있는 법의와 달리 장삼에 가사를 걸친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가슴에는 가사를 고정한 띠와 띠의 매듭을 표현하였다.
하단부로 내려와서도 군의(裙衣) 자락이 아닌 두루마기 같은 형태로 조식(彫飾 : 잘 다듬어 꾸밈)되었다. 이러한 불상의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은 우리나라 불상에서는 보기 드문 특이한 것이다. 양손과 왼쪽 발끝은 시멘트로 다시 만들었다.
좌대(座臺)는 장방형(長方形 : 직사각형)이다. 앞면과 좌우 양측에 8엽 복련(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이 조식되고 뒷면은 생략되었다. 중대석은 전후좌우에 아무런 문양이 없다. 상대석에는 앙련(仰蓮 :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이 조식되었다. 좌우에만 단엽(單葉 : 홑잎)의 연꽃이 새겨져 있다.
재료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강암이 아니라 그 질이 단단한 점판암이다. 조성 시기는 두건을 쓴 지장보살의 도상이 고려후기부터 조선 전기까지 다수 등장하는 것 등을 고려하면, 고려 후기 혹은 조선 전기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