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에 경상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기능보유자인 이용구(李龍九:1937년 함양군 서상면 출생)는 17세부터 함양 징의 큰 맥을 이루는 오덕수 밑에서 징 제작을 배웠고, 32세에 대정이(징 제작팀의 우두머리 장인)가 되었다.
함양군 안의면에서 징점을 운영하다가 1974년 새마을운동의 여파로 징점이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자 고향을 떠났다가 1984년도에 거창군으로 들어와 다시 징점을 차렸다. 1997년 7월 이후로는 거창읍 정장리의 농공단지에 네 아들과 함께 오부자 공방을 열고 징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징 제작 기본 공정은 다음과 같다.
① 청동과 주석을 약 4대 1의 비율로 섞어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열 화로(100번 도가니)에서 녹여 한덩어리로 만든다. ② 녹인 쇠를 바디기판에 부어 바디기(이 바디기 하나가 메질로 넓혀져 징 하나가 됨)를 만든다. ③ 뉘핌질:바디기를 메로 쳐서 징을 만들 수 있는 적당한 크기로 늘이는 공정이다. 바디기가 식어 ‘초바닥 상태’가 되면 다시 달구어서 메질을 한다.
④ 돋움질(우김질):바디기의 고르지 못한 가장자리를 징의 크기에 맞춰 고무칼로 자른 다음 바디기 석 장(무거운 것, 중간 것, 가벼운 것)을 한짝으로 하여 겹쳐(‘세개잽이’로 하면 한 개잽이에 비해 쇠의 열이 빨리 식지 않고 제작량을 늘릴 수 있어 효율적임) 그 중앙 부분을 모아 쳐 모양을 오목하게 만든다(‘골박는다’). 골을 박은 바디기를 모양을 잡아가며 가장자리 부분을 돋우어 올리는 작업이 징의 시울을 만드는 돋움질이다.
⑤ 냄질:돋움질이 끝난 후, 세 개로 포개져 있는 바디기(이가리)를 하나씩 분리하는 공정이다. 바깥쪽 이가리는 안쪽 둘보다 두꺼운 것이므로 메질을 다시 한 번 한다. ⑥ 싸개질:냄질하면서 우그러진 이가리의 모양을 다듬어 준다.
⑦ 부질:싸개질한 이가리는 쇠를 부드럽게 하고 징의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 소금물에 헹군다. 이가리의 물기가 마르면 아구리쪽의 귀미각도(시울의 각도)를 잡아 주는 부질의 단계로 들어 간다. 귀미각도에 따라서도 징의 소리가 달라지는바, 뻗은 정도가 지나치면 소리가 시끄럽게 퍼져 나가고, 지나치게 옥으면 소리가 길게 울려 나지 못한다. 대략 75도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⑧ 담금질과 터집잡기:단단한 쇠를 유연하게 풀어 주기 위해 뜨겁게 달구어진 쇠를 찬물에 담금질하며, 이로 인해 비틀어진 것은 다시 모양을 바로잡아 준다.
⑨ 풋울음잡기와 가질 및 재울음잡기:좋은 징소리는 황소 울음소리와 통한다. 우웅-하며 무겁고 웅장하게 트이는 소리가 굴곡을 그리며 길게 뻗다가 끝을 부드럽게 채며 하늘로 사라지는 소리를 일컬음이다. 울음잡기는 순전히 대정이의 감각에 의지한다. 풋울음을 잡은 징은 시꺼멓게 그을린 모양새이므로 그 피막을 깎아 광을 드러내 주는 것이 가질 단계이며 가질로 숨어 버린 소리를 다시 찾아 주는 것이 재울음잡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