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의 말사이다. 천관산은 지제산(支提山)이라고도 한다. 신라 진흥왕 때 통령화상(通靈和尙)이 보현사(普賢寺) · 탑산사(塔山寺) · 옥룡사(玉龍寺) 등 89암자와 함께 창건하였으며, 천관보살(天冠菩薩)을 모셨다 하여 사찰명을 천관사라 하였다.
9세기에는 천관사의 홍진대사(洪震大師)가 훗날 신무왕(神武王)이 되는 김우징(金祐徵)과 관계가 돈독하였는데, 이곳에서 함께 참례하여 화엄신중을 감동시킴으로써 김우징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바닷가에 위치한 관계로 신라 말기부터 고려시대, 그리고 조선시대를 통하여 왜구의 침입으로 차차 그 규모가 축소되었다. 1659년(효종 10)에 천관사의 역사를 담은 「지제산사적(支提山事蹟)」을 펴냈으며, 그전에도 1561년(명종 16)에 『묘법연화경』을 펴낸 것을 비롯하여 전부 13차례나 경전 등을 간행하였다. 1963년에 한택이 대웅전과 칠성당을 중건하였는데, 이 무렵 한때 관산사(冠山寺)라고도 불렀다. 1986년에 도통이 중창하였으며, 1980년에 요사 2동을 지었고 1991년에 범종각을 지어 오늘에 이른다. 현재 천관보살을 봉안하였던 법당을 비롯해서 삼성각 · 범종각 · 요사 등의 건물이 있다. 법당은 극락보전(極樂寶殿)으로 편액되어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극락보전은 건축양식이 간결하고 지붕의 선이 직선형이며, 벽면의 장식도 기교보다는 현실적으로 꾸며져 소박함을 보여주고 있어 고려시대의 간결미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현존하는 유물로는 삼층석탑이 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고, 석등과 오층석탑이 1986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중 석등은 화강석으로 만든 높이 2.5m의 고려 말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