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바탕에 채색하였으며, 크기는 세로 93.8㎝, 가로 51.2㎝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동6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2021년 기증된 고(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 중 하나이다.
천수관음(千手觀音)[Sahasrabhuja-avalokitesvara]은 천 개의 자비로운 눈으로 중생을 응시하고 천 개의 자비로운 손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보살로, 천수천안관음(千手千眼觀音)이라고도 한다. ‘천(千)’이라는 것은 무한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관음의 자비력을 강조한 숫자이다. 『천수천안경(千手千眼經)』에 의하면, “과거세에서 미래세의 일체중생을 구제한다는 대비심다라니(大悲心陀羅尼)를 듣고 환희하며, 일체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몸에 천수천안이 생겨나게 하라.”고 원하여 천수천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그 무한한 자비로움으로 인해 대비관음(大悲觀音)이라고도 불린다.
이 불화에서 관음보살은 바위 위의 연화좌에 결가부좌한 모습으로 화면 가득 그려져 있다. 보살이 앉은 연화좌의 각 꽃잎은 영락(瓔珞)으로 장식되었고, 대좌 앞에도 활짝 핀 연꽃이 배치되었다. 관음보살은 본 얼굴 외에 좌우에 2면, 머리 위에 3단으로 5면 ·2면 ·1면 등 모두 11면의 얼굴을 갖추었다. 둥근 얼굴에 호형(弧形)의 눈썹, 지긋이 반개한 눈, 작은 입과 수염 등은 전형적인 고려 불화 존상의 모습이다.
손은 모두 42개인데, 배 앞으로 모아 합장한 두 손을 제외한 40개의 손에 각각 눈이 표현되었으며, 다양한 지물을 들고 있다. 정수리 위로 높이 뻗어 올린 두 팔은 아미타화불(阿彌陀化佛)을 받들고, 가슴 높이로 든 두 손은 홍련과 백련 봉우리를 좌우 대칭으로 들었다. 나머지 손은 검, 거울, 달, 석장, 호병, 화살, 오색운, 태양 등을 들었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두 손을 합장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을 우러러보고 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머리를 땅으로 향한 채 바위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큰 손바닥이 튀어나와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전자는 선재동자가 보타락가산(補陀洛伽山)에 머무는 관음보살을 찾아가 청법하는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의 장면을, 후자는 『법화경』 「보문품(普門品)」의 제난구제(諸難救濟) 장면 중 타락난(墮落難)을 표현한 것이다.
『천수경』에서 설하는 여러 권속이 전혀 나타나 있지 않은 점, 관음의 성지인 보타락가산의 암산을 배경으로 한 점, 『화엄경』 및 『법화경』적 요소가 함께 그려진 점 등이 다른 천수관음도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고려시대 천수관음보살도이다. 다채로운 채색과 금니(金泥)의 조화, 격조 있고 세련된 표현 양식 등 고려 불화의 전형적 특징이 잘 반영된 작품으로, 종교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