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松廣寺)의 산내암자이다. 송광사의 제9세 국사인 담당국사(湛堂國師)가 창건하였으며, 담당이 금나라 왕자였으므로 천자암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그 뒤 1633년(인조 11) 설묵대사(雪默大師)가 중창하였고, 1730년(영조 6) 자원대사(自願大師)가 중건하였으며, 1740년 지수(指修)·자징(慈澄) 등이 만세루(萬歲樓)를 중건하였다. 1797년(정조 21) 제운(霽雲)·두월(斗月)이 중건, 1893년(고종 30) 구연대사(九淵大師)가 성산각(星山閣)을 신축하였으며, 1924년 기산(綺山)·해은(海隱)이 중수, 1939년 금당화상(錦堂和尙)이 칠성각을 건립하였으며, 1992년에 법당을 지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을 비롯해서 나한전·산신각·법왕루·요사 등이 있다. 암자의 뒤쪽에는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쌍향수(雙香樹)가 있다. 이 두 그루의 곱향 나무에는 창건자인 담당국사와 연관된 전설이 전한다. 보조국사가 금나라 장종(章宗) 왕비의 불치병을 치료하여준 것이 인연이 되어 그 왕자 담당을 제자로 삼아 데리고 귀국한 뒤, 짚고 온 지팡이들을 암자의 뒤뜰에 꽂아둔 것이 자란 것이라고 전한다. 이 나무는 수령 800년에 높이 12.5m에 이른다. 그러나 보조국사와 담당국사의 연대적 차이가 100여년에 이르므로 이 전설을 믿기는 어렵다. 천자암은 대표적인 조계종 참선도량의 하나로서 수행자들의 정진 장소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