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복은 이벽(李檗)·권철신(權哲身)·권일신(權日身)·정약전(丁若銓)·정약종(丁若鍾)·정약용(丁若鏞) 등 당시의 남인 소장학자들이 유교적 정학(正學)을 하였으면서도 사학(邪學)인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를 가까이 하여 사교(邪敎)에 빠져 들어감을 안타까이 여겨, 그들의 미혹을 깨우치고자 『천학고(天學考)』와 함께 이 책을 편술한다고 하였다.
총 31항에 걸쳐 문답형식으로 천주학이 사학임을 주장하는 척사론(斥邪論)을 전개하고 있다. 즉, 천학(천주교)은 현실을 문제 삼지 않고 오로지 내세의 천당 지옥설을 믿어, 사람을 황당한 지경에 빠뜨리고 있다.
그러면서 아침저녁으로 지옥의 고통을 면하고자 자기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함이 무당이나 불가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또한 유가에서 불가와 묵가(墨家)를 배격하고 있음과 같이, 천주교의 망발됨을 가려 배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역설하였다.
한편, 천학의 근본설인 천당지옥설(堂獄說), 현세는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현세론(現世論), 마귀·세속·육신 세 가지를 영혼의 원수로 여기는 삼구설(三仇說), 아담과 하와를 원조로 여기는 원조론(原祖論), 예수가 인간의 죄를 대신 보속했다는 예수구속론(耶蘇救贖論), 인간의 영혼은 불멸하다는 영혼론(靈魂論) 등에 대해서 유교의 세계관·인생관에 입각, 일일이 논박하였다.
그리고 천학을 하는 자들이 조상제사를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은 천주상(天主像)을 걸어 놓고 기도하는 것은, 결국 천학이 무부무군(無父無君)의 사학인 까닭이라고 결론지음과 동시에, 유학만이 정학임을 재삼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그의 벽위사상(闢衛思想)은 그 뒤에 쏟아져 나오는 유가적 척사론의 사상적 배경으로 크게 작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천주교에 대한 박해에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한 결과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