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시에서 동쪽으로 32km 떨어진 장당향(章黨鄕) 고려영자촌(高麗營子村)의 철배산에 위치하는데, 계번성(界藩城)이라고도 부른다. 산성이 자리잡은 철배산은 남북 양쪽에 소자하와 혼하가 나누어지는 지리적 요충지이다.
산성에서 서남으로 2km 떨어진 곳에는 살이호산성(薩爾滸山城)이 마주보고 있는데, 현재는 댐의 건설로 3면의 산 능선이 수몰되어 마치 섬과 같이 되었다. 철배산의 주봉은 해발 282m이며, 산성의 총 둘레는 4,612m이다. 산성의 구조는 주봉을 둘러싸고 있는 내성(內城)과 동·서에 각각 위성(衛城)이 연이어 있는 형태로 3구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성은 남북의 너비가 좁은 곳은 1m, 넓은 곳도 85m에 불과한 가늘고 긴 형태이다. 북쪽의 성벽은 절벽을 이용하였고, 남쪽의 성벽은 급경사면에 석축을 쌓았는데, 전체 길이는 2,575m 정도이다. 내성 동쪽 끝 90m 정도 구간은 평탄한 대지로 이곳에 대형 건물지가 2곳 남아 있는데, 청태조누르하치(奴兒哈赤)의 행궁으로 추정된다.
서위성(西衛城)은 내성의 서문에서 이어진 통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작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소형 산성이다. 성벽을 흙으로 쌓았고 높이 2m, 너비 1.5m, 길이 325m이다. 동위성(東衛城)은 내성의 동쪽 끝과 연이어 있는데, 북쪽과 동쪽의 성벽은 돌로 쌓았으며 남쪽 성벽은 흙과 돌로 쌓았다. 높이 2m, 너비 1∼1.5m, 전체 길이는 1,712.5m이다.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은 고구려시대의 축조물이 아니고, 후금(後金)대의 것이다. 그러나 1984년의 조사에서 동위성의 동벽 하층에서 고구려시대의 석축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고구려의 산성지였음은 분명하다. 철배산성은 그 지리적 위치로 보아 고구려시대에도 중시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남소성(南蘇城)에 비정하는 견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