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진(金基鎭)이 지은 장편소설. 1934년 5월부터 9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신문연재 때의 원제목은 ‘심야(深夜)의 태양(太陽)’으로, 전 112회 연재하다 중단되었다.
전 13절로 되어 있는 이 소설은 1882년 임오군란 전후부터 1884년 갑신정변 후 주인공이 일본으로 망명할 때까지를 시대배경으로 한다.
주요등장인물로는 김옥균 외에 금릉위 박영효(朴泳孝), 홍영식(洪英植), 서광범(徐光範) 등과 민비(閔妃), 일본공사 다케조에(竹添進一郎) 등 역사적 실제인물이 대거 등장하며, 갑신정변 전후의 역사적 사건이 작가에 의하여 새롭게 조명되지 않은 채 서사의 골격을 이룬다.
원제목같이 당대를 심야로 인식하고, 어둠을 태양의 광휘로 밝혀보려던 30대 전후의 진보적 개화파의 좌절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의미있는 부분은 혁명의 주체인 김옥균과 박영효가 실패의 원인으로 시세에 밝지 못하였던 점과, 민중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점, 남의 힘에 의존하려 하였던 점을 깨닫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는 작가의 프로문학운동의 좌절의 원인을 가탁적으로 인식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