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거리나 신의 성격에 따라, 또는 제주(祭主)의 정황에 따라 축원의 내용은 달라진다. 그러나 대상신의 직능에 관계없이 축원에는 고정된 틀이 있다. 대표적 축원으로는 서두축원(序頭祝願)·고사축원(告祀祝願)·조상축원(祖上祝願)·망자축원(亡者祝願) 등이 있다.
서두축원은 무의(巫儀)를 시작할 때 주신(主神)에게 올리는 말로서, 제주도 무가에서는 ‘배포도업침’ 및 ‘집안연유닦음’이라고도 한다. 천지가 조판(肇判 : 처음 쪼개어져 갈라짐)된 이후 무의를 하는 현재까지 시간의 경과를 약술하고 명산·대천의 이름을 나열하여 공간적 분포를 약술한다. 다음으로 치성을 드리게 된 연유를 말하고 제물을 정성스럽게 준비하였다는 공치사를 한다. 또한 제주의 생년과 성씨를 대고 제일을 고르던 사연, 제물을 진설한 상태 등을 고한다.
고사축원은 성조축원이라고도 하는데, 가정을 지키는 신에 대한 축원을 말한다. 내당축원(內堂祝願)·대감축원(大監祝願)·지신축원(地神祝願)·터주축원·수문장축원(守門將祝願)·뒷간축원[厠間祝願]·걸립축원 등이 있다.
조상축원은 굿하는 무당의 축원보다 안택(安宅 : 무당이 터주를 위도하는 일)을 할 때 좌경(坐經)하는 사람이 소리내어 읽는 축원의 내용이 다채롭다. 대체로 조상해원(祖上解寃)이라고도 불리는데, 조상에게 자손들의 수명과 복록·행운을 비는 내용과 조상들의 맺힌 한을 푸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망자축원은 죽은 사람의 혼령을 위무하는 내용이다. 헐벗고 굶주렸던 한 맺힌 삶과 저승사자에 의하여 저세상으로 인도되는 망령(亡靈)의 모습을 묘사한다. 이상의 축원은 무가로 전승되고 있으나 일반민중에게도 널리 퍼져서 민요나 가사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지신밟기노래」는 고사축원에서, 「상엿소리」는 망자축원에서, 「터다지기노래」는 성조축원에서 각각 영향을 받은 민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