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풍성하고 화려하게 차려지는 상차림이다. 큰상에 차리는 음식은 각종 과정류(果正類) · 생실과 · 건과류(乾果類) · 병이류(餠餌類) · 전과류(煎果類) · 숙육 · 편육류 · 전유어류 · 건어물류 · 포류 · 적류 등이다.
이 음식들을 30∼60자 가까이까지 원통형으로 높이 괴어, 색상을 맞추어 2·3열로 배열하고, 주인공 앞으로는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장국상을 차린다. 같은 줄에 배열할 음식은 모두 같은 높이로 하여 정연하게 쌓아올리는데 원통형의 주변에다 ‘祝(축) · 福(복) · 壽(수)’ 등의 글자를 넣고 색상을 조화시키면서 괴어올린다.
이같은 굄새의 기술은 우리나라 상차림의 기교가 일찍부터 발달하였음을 입증한다. 음식을 높이 괴어올리는 큰상의 양식이 정착된 것은 조선시대이다. 큰상에 떡을 괼 때에는 직사각형으로 크게 자른 편을 편틀에다 차곡차곡 높이 괸 다음, 작은 모양으로 만든 주악 · 경단 · 화전 등을 웃기로 얹어 장식한다.
건어물은 큰 것을 여러 개 높이 깔고 그 위에 잘게 칼집을 넣어 꽃모양으로 오린 마른문어[乾文魚]를 장식한다. 이렇게 꽃 모양으로 함으로써 먹기 좋고 모양이 예쁘게 된다. 큰상의 양옆에는 절편에 물감을 들여 마치 나무에 꽃이 핀 모양으로 만든 색떡을 큰 양푼에 고정시킨 것을 장식한다.
그리고 조화(造花)로 된 상화(床花) 또는 생수화(生樹花)로 장식한다. 혼례축하에서는 큰상을 그날의 주인공인 신랑이나 신부 앞에 놓고 양옆으로 같은 항렬의 친척이 들러리격으로 함께 앉아 장국상을 함께 든다.
회갑 · 희연의 축하에서는 주인공이 되는 부부의 양옆으로 주인공의 윗항렬의 직계 어른이 같이 앉으며, 회갑 · 희연을 맞이한 주인공의 자손이 헌수(獻壽)의 잔을 올리고 만수무강을 기원한 다음, 장국상을 함께 든다.
축하의식이 끝나면 큰상을 헐어서 그날의 연의(宴儀)를 베풀고, 또한 대소가 · 친지 · 이웃사람들에게 반기를 나눈다. 반기는 작은 목판에 그 날의 음식을 고루 담아 대소가와 마을에 빠짐없이 돌려 축하하는 뜻을 함께 나누는 관습이다. 큰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평생에 많아야 2, 3회밖에 없다.
또한 큰상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주변 사정이 허락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큰상을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복록(福祿)을 크게 받은 것을 의미한다.
귀한 복록은 혼자서만 향유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야 한다는 반복(頒福)과 공식(供食)의 관념에서 형성된 것이 반기의 관습이라 할 수 있으며, 종부(宗婦)는 반기를 고르게 나누어 친족이나 마을사람들과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