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통도사 하로전 중앙에 위치해 있다. 탑은 이중기단에 3층의 탑신을 지닌 전형적인 통일신라 양식을 따르고 있다. 기단과 탑신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나 상륜부의 결실이 심하여 노반석(露盤石)과 이형부재만 남아 있다.
이 삼층석탑은 원래 영산전 남향을 중심축선으로 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극락보전 앞쪽에 위치해 있던 것을 1987년 현재의 위치로 이건한 것이다. 이건 당시 상층기단 갑석 내부에서는 백자편과 하층기단 흙다짐 속에서는 소형 금동불상 2구와 청동수저가 발견되었다. 이로 미루어 조선시대에도 수리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탑은 이중기단에 삼층탑신으로 전형적인 신라석탑 양식을 따르고 있다. 특히 하층기단에 각 면 3구씩 등장하는 안상(眼象)의 조식(彫飾) 및 4단으로 간략화된 옥개받침 등은 9세기 이후 신라하대 이후 석탑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경향은 일반적으로 고려 전기 석탑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이건 이전에 석탑 앞에 있던 배례석(拜禮石)에 쓰여진 명문이 태강(太康) 11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탑이 1085년(선종 2)에 건립되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원래 1972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가 2006년 보물로 승격되었다.
기단부는 지대석과 상 · 하층 이중기단으로 구성되었다. 지대석은 1987년 이건 당시 새로운 부재로 복원된 것으로 원래의 형태는 알 수 없다. 하층기단은 하대저석과 면석이 한 돌로, 갑석이 한 돌로 처리되었다. 하대면석은 4매의 판석으로 결구되었는데, 동서면에 긴 부재를 두고 남북면에 각각 짧은 부재를 끼워 넣은 ‘H’자형 결구법을 보이고 있으나 각각 2부분으로 파손되었던 동 · 서면의 부재는 현재 접합되었다. 특이한 점은 우주와 탱주를 별도로 모각하지 않고 각 면 3구씩의 안상(眼象)을 음각하여 좌우측으로 우주와 탱주를 새겨 넣은 것 같은 효과를 냈다.
하대갑석은 동서면으로 이음이 있는 2매로 구성되었는데, 상면에서 끝부분 쪽으로 기울기를 두고 있으며 네 모서리에 합각선이 뚜렷하다. 상단에는 2단의 호 · 각형 중대받침이 있는데 상단의 각형받침은 거의 낮게 처리되었다.
상층기단은 면석과 갑석이 각각 한 돌로 처리되었다. 면석은 중앙에 1주의 탱주를 두고 향우측에 우주가 모각된 4매의 판석을 이용하여 엇물림으로 결구되었다. 갑석은 하층갑석과는 마찬가지로 동서면으로 이음이 있는 2매의 판석으로 되어 있으며, 이음 위치는 동서면 상층기단 탱주의 중앙에 위치한다. 갑석 하단에는 1단의 부연과 상단에는 2단의 탑신 받침이 있는데, 상단의 받침은 거의 낮게 조출되었다. 갑석은 끝부분 쪽으로 약한 기울기를 두고 있으며 합각선이 표현되었고 약하게 솟은 기법이 관찰된다.
탑신은 3층으로 각 층 탑신석과 옥개석이 각각 1매로 총 6매로 구성되어 있다. 탑신석은 모두 네 모서리에 우주를 모각하였고 문비 등의 장식이나 흘림기법은 관찰되지 않는다. 각 층의 옥개석은 4단의 받침을 두었고 옥개받침 상단부와 처마의 간격이 넓고 수평에 가까우며 안쪽으로 약한 물끊기 홈이 있다. 전각면에 풍경공은 마련되지 않았고 탑신 윗면에는 각 층 모두 2단의 탑신받침을 각출하였다.
상륜은 노반과 용도 미상의 이형부재가 남아 있다. 노반의 형태는 방형 육면체이며 상단부에 2단으로 돌림띠가 있다. 노반의 상면은 평편한 편이며 중앙에 직경 9.0㎝의 찰주공이 관통되어 있다. 현재 노반석 위로는 용도 미상의 석재가 1매 올려져 있다.
이 석탑은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양식을 따르고 있는데, 특히 하층기단 면석에 각면 3구씩의 안상문을 시문한 것이 특징이다. 하층 기단면석에 소형 안상을 3구씩 새겨 넣은 탑으로는 성주 법수사지 삼층석탑, 부산 범어사 삼층석탑, 영천 불굴사 삼층석탑 등 9세기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 고려시대에 이르면 원주 흥법사지 삼층석탑에서 계승되다가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처럼 안상내 신장상과 결합되거나 칠곡 정도사지 오층석탑처럼 안상내 꽃무늬(花形)장식과 결합되어 장식성을 더하고 있다. 이 탑은 탑의 전체적 크기를 결정하는 상하층 기단부의 탱주가 1:1로 되어 있고 옥개하단의 층급받침이 4단으로 등장하는 것에서 신라석탑의 양식을 계승한 고려 초기의 탑일 가능성이 높다.
통도사 삼층석탑을 구성하는 석재의 숫자를 살펴보면, 기단부에 12매, 탑신부 6매, 상륜부 총 2매로 구성되어 있다. 탑의 구성에서 하층기단 면석의 안상, 상하층 갑석의 숫자가 2매로 줄어든 것이 눈에 띤다. 또한 상하층 탱주 숫자가 각각 1주씩이며, 탑신 모두 4단의 옥개받침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적절한 비례와 상승감을 갖춘 탑으로 고려 초 경남일대로 확산된 신라석탑의 양식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