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도는 조선 유교사회에서 사대부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고도 부귀한 인생 행로를 형상화한 것으로, 높은 벼슬을 지내고 오복(五福)을 누리었던 사대부의 일생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출생에서부터 장수(長壽)한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린 그림이다. 내용은 크게 평생의례(平生儀禮)와 관직생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구성은 돌잔치 · 혼인식 · 삼일유가 · 최초의 벼슬길 · 관찰사부임 · 판서행차 · 정승행차 · 회혼례 8폭을 기본으로 한다. 10폭 구성에는 돌잔치와 혼인식 사이에 서당에서 공부하는 장면이나 소과에 응시하는 장면이, 회혼례를 전후해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는 치사(致仕) 장면이나 관직에 오른 지 6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회방례 장면이 첨가되어 있다. 12폭 구성은 다시 10폭 구성을 기본으로 하여 서당 · 소과 응시 장면이 모두 첨가된 후 회혼례를 전후로 치임이나 회방례 장면이 첨가되어 있다.
현존하는 평생도의 형식에 영향을 받은 범본에 의해 분류해 보면, 「모당평생도(慕堂平生圖)」 계열과 「담와평생도(淡窩平生圖)」 계열, 이외에 특별한 범본에 의거하지 않고 길상(吉祥) · 진경(進慶)적 요소가 강화되어 그려진 평생도 계열로 나눌 수 있다. 「모당평생도」 계열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김홍도의 화풍을 따라 그려진 평생도이다. 「모당평생도」는 김홍도의 원작이냐 아니냐에 대한 이견이 있으나, 어쨌든 이 계열은 현재까지 평생도의 가장 대표적인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다.
「담와평생도」 계열도 김홍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19세기 초 · 중엽경 많이 그려졌다. 이 계열에는 평양감사 부임 장면이 특징적으로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지방관 부임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당시 ‘평양’으로 대표되는 물질적 풍요와 번화함에 대한 동경을 담은 것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범본에 의거하지 않고 그린 평생도는 사대부의 한평생이 아닌 반평생을 소재로 하거나 「백동자도(百童子圖)」나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등 다른 민화와의 습합이 나타나는 특징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