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고산동9호분은 많이 훼손된 상태이지만 조사 당시 직경 25.8m, 높이 4.5m의 대형분으로서 고산동고분군 중에서도 대규모에 속한다. 널방은 반지하식으로 남향이며 널길〔羨道〕, 앞방〔前室〕, 좌우 옆방〔側室〕, 통로, 뒷방〔後室〕으로 구성된 두방무덤〔雙室墳〕이다. 천장은 궁륭(穹窿) 평행삼각굄천장이다.
뒷방은 남북 3.5m, 동서 3.4m로 남북으로 약간 긴 장방형이며, 벽면 높이는 약 2m이다. 좌우 옆방이 달린 앞방은 동서 길이가 뒷방보다 긴 4.5m이고, 좌우 옆방은 남쪽으로 꺾여 있다.
이러한 널방 구조는 5세기경 연화총(蓮花塚), 천왕지신총(天王地神塚), 대안리 1호분 등과 유사한 고식(古式)이다. 벽화는 뒷방 회벽 위에 그렸는데, 앞·뒷방 모두 박락이 심하고 잔존하는 그림도 희미하여 전모를 알아보기 힘들다.
벽화의 내용은 인물풍속도(人物風俗圖)와 사신도(四神圖)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네 벽의 네 귀에 기둥을 그리고 거기에 사신과 인물을 그렸다. 현재는 사신도의 일부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인물도에 사신도를 가미시킨 초기의 예로서 연대는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에 속한다. 무덤 구조와 벽화 내용으로 보아 이 무덤은 5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