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일조각(一潮閣)에서 간행하였다. 1876년(고종 13)의 개항을 계기로 한반도에 침투해오는 외국상인의 경제적 세력과 그것이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 및 그에 대응하는 한국인의 상회사(商會社) 설립과정을 추적해 개항기의 한국 상업구조의 변천을 밝힌 연구서이다.
2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개항 전의 경제(상업·무역) 상태, 개항 후 외국상인의 침투, 상업구조의 변천을 분석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선운(船運)과 전운사(轉運使)의 문제, 미곡의 국외 유출, 금의 국외 반출, 개항 당시의 위기의식과 개화사상을 논하고 있다. 제1부는 체계있는 하나의 장편의 논문이며, 제2부는 각기 독립된 논문 4편으로 되어 있다.
저자는 통리기무아문일기, 각 해관(海關)의 관초(關草), 『일성록(日省錄)』·『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등 국내 자료와 『British Consular Report』·『일본공사관일기』·『조선휘보(朝鮮彙報)』·『일청전쟁실기(日淸戰爭實記)』 등 외국 자료를 활용해 개항기 우리나라 상업구조의 변천과정을 심도있게 분석, 논고하고 있어, 이 분야 연구의 선구적 업적으로 평가되었다.
객주·여각의 실체, 객주상회사(客主商會社) 및 일반상회사의 성립과정에 관한 분석은 새로운 연구이면서, 개항기 상업에 관한 기초적 연구로 학계에 공헌이 크다. 제1부 3장에 해당되는 개항 후 상업구조의 변천이 이 책의 핵심부분이다.
여기에서 공인(貢人)과 시전상인(市廛商人)의 몰락 과정, 혜상공국(惠商公局) 설립에 의한 보부상의 봉건체제로의 흡수와 이용 실태, 객주상회사와 일반상회사의 성립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점차적으로 성장하던 내재적 자본주의의 맹아가 외래 자본주의세력 침투에 대항하는 대응상을 상업사에 초점을 맞추어 추적하고였다.
제2부의 끝 논문인 「개항 당시의 위기의식과 개화사상」은 급격한 사회 변천에 따라 생기게 된 위기의식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근대사상으로의 개화사상을 경제적인 측면과 연관시켜 논고한 것으로서, 개항 후 외세침투에 대응하는 한국인의 역사적 자세의 일면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연구가 1894년에 격발하게 되는 동학농민봉기의 기인(起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서언에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