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영(李無影)이 쓴 단막 희곡작품. 1935년 10월 ≪동아일보≫에 발표하였고 그해 11월 극예술연구회 제8회 공연작품으로 상연되었다.
이 작품에는 실명(實名)이 아닌 ‘광(狂)’자 이름이 붙은 여러 명의 젊은이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소설광 A·소설광 B·시광(詩狂) A·시광 B·영화광·미술광·음악광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예술광사(藝術狂社)라는 조직을 만들어 동료를 모으는 한편, 각기 자기 분야에서 출세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설광 A의 꿈은 한국의 톨스토이가 되는 것, 영화광의 꿈은 할리우드의 명배우로 진출하는 것, 음악광의 꿈은 청중의 갈채를 받는 연주가가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들은 예술광사에 모여서 함께 작업을 하면서도 각기 자신의 작업만을 값지고 소중하게 여길 뿐, 남의 작업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철저하게 이기적인 태도로 한낮에 백일몽(白日夢)을 꿈꾸는 사람들, 이것이 예술광사에 모여든 위대한 예술가를 꿈꾸는 군상들의 모습이다.
이 군상들 앞에 한 대학생이 나타난다. 그는 백일몽에 취하여 있는 예술광들을 비판하면서, 참다운 예술은 어떠하여야 하는가, 오늘의 민족 현실은 어떠한가 등을 다음과 같이 계몽, 역설한다.
“사람은 고생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불행한 민족일수록 위대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만큼 불행한 민족이 유사 이래로 없었건만, 우리만큼 위대하지 못한 민족을 나는 못 보았다. 한낮에 꿈만 꾸고 있다. ……배가 고파서 굶을지언정 훌훌 벗고 나서서 괭이 자루를 잡을 줄 모른다. 이것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다.”
이와 같은 대학생의 설교가 계속되는 동안 제2의 대학생이 피를 흘린 채 예술광사로 뛰어들어 제1의 대학생을 불러낸다. 거리에서는 심상찮은 사태가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백일몽에 잠겨 있던 예술광들은 현실 참여를 위하여 대학생과 함께 거리로 나선다.
이상의 줄거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식민지시대에 관념적이었던 지식인을 풍자하고, 행동할 것을 역설한 사회의식이 깃든 작품이다.
다분히 톨스토이의 사회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현실과 유리된 예술을 꿈꾸는 예술가 지망생들을 희화화함으로써 관념적인 그 시대를 비판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