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자연지리
지명
제주특별자치도 중앙에 있는 산.
이칭
이칭
두무악(頭無岳), 원산(圓山), 부악(釜岳), 영주산(瀛州山), 한라산(漢羅山)
지명/자연지명
높이
1,947m
소재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한라산은 제주특별자치도 중앙에 있는 산이다. 1,947m로 남한에서 가장 높다. 한라산은 영주산으로도 불리며, 현무암질 용암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순상화산이다. 동서로 완만한 산릉을 이루며 정상에는 화구호인 백록담이 자리한다. 해발고도에 따라 상록활엽수림, 낙엽활엽수림, 침엽수림의 식생대가 나타나며, 산정 분화구를 중심으로 한 아고산대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해발 600m 이상 153.33㎢ 구역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산록별로 5개 등산로가 조성되어 백록담 동릉까지 오를 수 있다.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중앙에 있는 산.
명칭 유래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다음과 같이 한라산(漢拏山)의 이름 유래가 기록되어 있다. “한라산은 고을의 남쪽 20리에 있는 진산이다. 한라(漢拏)라 말하는 것은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두무악(頭無岳)이라 하니 봉우리가 평평하기 때문이고, 원산(圓山)이라고도 하니 봉우리가 높고 둥글기 때문이다.”라는 기록이 이어지는데, 방패형 화산체라는 지형적 특징 때문에 여러 이름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부악(釜岳)’이라는 이름 또한 산정의 백록담 분화구가 가마솥처럼 파여 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남환박물(南宦博物)』『택리지(擇里志)』에 등장하는 ‘영주산(瀛州山)’은 신선 사상과 관련된 명칭이다. 중국 사서인 『사기(史記)』에는 중국 동쪽의 발해에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삼신산이 등장하는데, 이는 각각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가리킨다. 그중 한라산은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노인성(老人星)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예로부터 신성시했다.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태종실록(太宗實錄)』 권23 1412년(태종 12) 3월 무신[24일] 기록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397년 권근(權近)이 지은 응제시(應製詩) ‘탐라’에서 이미 ‘한라산(漢羅山)’이라는 표기가 사용된 바 있다. 또한 고려 말인 1347년 최영(崔瑩) 장군이 목호(牧胡)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제주에 파견되었을 때, 군대를 한라산 아래에 주둔시켰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당시에도 이미 ‘한라산’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화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그 다리가 제주 앞바다의 관탈도까지 닿았다. 한라산 꼭대기에 손을 짚고 서서 관탈도에 빨래를 놓고 발로 밟으며 빨았다고 전해진다. 때로는 한라산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 왼쪽 다리로는 관탈도, 오른쪽 다리로는 서귀포 앞바다의 지귀도를 딛고 우도를 빨래판 삼아 빨래를 했을 정도로 거대한 여신이었다.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만들려고 치마폭에 흙을 가득 담아 옮겨 날랐는데, 치마폭의 터진 구멍으로 흙이 조금씩 새어 나와 떨어지면서 오름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한 치마폭에 남은 흙을 한 번에 부어 만든 산이 바로 한라산이다.

영실기암은 영실계곡 산릉에 즐비하게 늘어선 기암괴석으로, 오백장군 또는 오백나한이라 불린다. 이 이름은 기암의 수가 500개에 이른다는 데서 유래했으나, 실제로는 499개로 이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한 어머니가 500명의 아들과 함께 한라산에서 살던 중 흉년을 만나 아들들에게 먹을 것을 구해 오라 시킨 뒤, 남은 쌀로 죽을 끓이려고 가마솥 위를 걸어 다니며 죽을 젓다가 발을 잘못 디뎌 솥에 빠져 죽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집에 돌아온 아들들은 죽을 먹었는데 여느때보다 죽이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돌아온 막내아들이 죽을 뜨려고 솥을 젓다가 사람 뼈를 발견했다. 막내는 어머니가 빠져 죽은 것을 알고 어머니를 먹은 불효한 형들과는 같이 있을 수 없다고 통탄하며 차귀도로 달려가 한없이 울다가 바위가 되었다. 이를 알게 된 형들도 여기저기 늘어서서 통곡하다가 모두 바위로 굳어 버렸다. 그 결과 영실기암에는 499개의 바위, 즉 형들의 형상만 남았고, 차귀도에는 막내의 형상인 장군바위[sea stack]가 따로 떨어져 서 있다고 전해진다.

자연환경

형성사

제주도의 형성사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일본 지질학자 하라구치 구만[原口九萬]으로, 그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먼저 조면암이 분출하고, 이후 주변 지역에서 현무암이 분출되면서 제주도가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1960년대에 들어 지하수 개발을 위한 지질 조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지하 시추 자료를 바탕으로 3단계에서 최대 10단계에 이르는 다양한 형성 모델이 제시되었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플라이스토세 전기부터 시작된 화산 활동을 4개 시기로 구분하는 4단계 형성사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한라산은 제3분출기와 제4분출기에 형성되었다. 제3분출기[약 30만 년 전부터 시작]에는 제주도 전역에서 일어난 틈 분화로 해안지대가 만들어진 후 중심 분화로 양상이 전환되었으며, 섬 중앙에 화산체의 고도가 높아지며 비고 1,700m의 순상 화산체가 형성되었다. 이 시기에 생성된 장석 현무암과 비현정질 현무암은 중산간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초기 현무암의 절대 연대는 약 27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제3분출기 말기인 약 16만 년 전에는 한라산 정상에서 조면암질 용암이 분출되며 백록담 서벽, 영실 오백장군, 탐라계곡의 왕관릉과 삼각봉이 형성되었다.

이후 제4분출기[약 10만 년 전부터 시작]에는 약 2만 5000년 전 산정 용암돔을 뚫고 조면현무암질 용암이 분출되었다. 이로 인해 폭 585m, 둘레 1,720m, 최대 깊이 110m의 산정 분화구가 형성되었고, 그 바닥에 물이 고이면서 현재의 화구호인 백록담이 탄생했다.

전통적인 4단계 형성사를 비롯한 기존 모델은 제주도 전체를 하나의 순상 화산체로 보고, 일련의 분출 과정을 통해 제주도가 형성되었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름 하나하나를 독립된 화산체로 간주하며, 제주도는 이들 소형 화산체의 집합인 현무암질 화산 지대라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고 있다. 이 같은 시각에서 제주도의 화산 활동을 서귀포층을 기준으로 ‘퇴적 동시대’와 ‘퇴적 이후 시기’로 구분한다.

서귀포층의 퇴적이 완료되고 제주도가 해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 육상에서 분출된 용암이 서귀포층을 덮으며 현재의 지형이 형성되었다. 이 퇴적 이후 화산 활동기는 약 50만 년 전부터 홀로세까지 이어졌다. 이 가운데 약 30만 년 전부터 10만 년 전 사이에는 광역적인 육상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며 제주도의 전체적인 골격이 형성되었고, 이후 10만 년 전부터 홀로세에 이르는 최후기에는 전역에서 오름을 중심으로 화산 활동이 진행되었다. 동시에 한라산 정상에서도 약 3만 년 전에 조면암질 용암돔이 형성되었으며, 약 2만 년 전부터 1만 7000년 전 사이에는 산정 분화구에서 동쪽 방향으로 조면현무암질 용암이 다시 분출되면서 현재 한라산의 형태가 완성되었다.

2020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약 4㎞ 떨어진 산록에 위치한 돌오름이 약 2,600년 전의 분화로 형성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까지 제주도에서 확인된 가장 최근의 화산 활동 사례이다. 산정 높이 1,278m인 돌오름은 폭 230m, 비고 50m의 조면암질 용암돔이다.

기후

한라산은 해발고도에 따라 기후가 뚜렷하게 달라진다. 최한월과 최난월의 평균기온 차이가 큰 편이며, 아열대 기후대, 온대 기후대, 아고산대 기후대가 고도에 따라 수직적으로 분포한다. 이러한 기후대의 변화는 고도별로 다른 식생 분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에는 기상청 산하 39개의 관측소로 구성된 기상 관측망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고도별 기후 비교가 가능하다. 해발고도 200m 이하의 해안지대에는 22개소, 200~600m의 중산간 지대에는 9개소, 600m 이상의 산간지대에는 8개소가 위치해 있다.

연평균 기온은 해안지대에서 1617℃의 수준을 보이지만, 산간지대에서는 10℃ 이하로 뚝 떨어진다. 특히 해발고도 1,300m 이상의 아고산대는 연평균 기온이 7℃ 이하로, 해안지대보다 911℃ 정도 낮다. 한라산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해발 1,920m인 백록담 동릉에서 관측한 연평균 기온은 3.7℃이고, 최한월인 1월의 평균기온은 -9.0℃에 달한다. 겨울철인 11월부터 3월까지 5개월간의 평균기온은 -4.2℃로, 11월을 제외한 나머지 네 달은 모두 월평균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 특히 2월과 3월에는 백록담 분화구의 토층이 25㎝ 깊이까지 콘크리트처럼 동결되며, 동토는 3월 중순부터 녹기 시작하지만 4월 하순에도 지중 10㎝ 깊이에서는 여전히 얼어 있는 곳이 존재한다.

강수량 역시 고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해안지대의 연 강수량은 1,2002,200㎜, 중산간 지대는 2,0003,000㎜, 산간지대는 3,000~5,800㎜에 달한다. 한라산은 해발고도가 100m 상승할 때마다 연 강수량이 평균 26.3㎜씩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해발 2,000m에 가까운 정상부는 국내 최다우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바람의 세기 역시 고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제주도에서는 해안 도서 지역과 한라산 정상에서 특히 강한 바람이 관측된다. 북부 해안지대의 평균풍속은 약 3㎧이고, 북부 중산간 지대는 23㎧로 다소 약화된다. 그러나 산간지대에서는 다시 24㎧로 증가하며, 해발고도 1,300m 이상의 아고산대에서는 더욱 강한 바람이 분다. 윗세오름과 진달래밭의 연평균 풍속은 각각 3.6㎧와 3.4㎧로, 해발고도 1,300m 이하 산간지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특히 한라산 정상의 연평균 풍속은 9.5㎧로, 이는 해안지대보다 약 3배 강한 수치이다.

지질

한라산 국립공원 구역에는 주로 조면현무암과 조면암이 분포하며, 총 11종의 암석이 나타난다. 이 중 조면현무암은 8개 유형이 확인되며, 각각 대포동 조면현무암, 물장올 조면현무암, 백록담 조면현무암, 법정동 조면현무암, 보리악 조면현무암, 성널오름 조면현무암, 시오름 조면현무암, 윗세오름 조면현무암 등이다.

이 가운데 법정동 조면현무암은 국립공원 구역 내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며, 한라산 서쪽 산록에 주로 나타난다. 회색 또는 암회색을 띠고 장석 반정이 우세하며, SiO₂ 함량은 49.153.29wt%이다. 동쪽 산록에는 물장올 조면현무암, 성널오름 조면현무암, 시오름 조면현무암이 분포하고, 정상 동쪽 일대에는 백록담 조면현무암이 넓게 나타난다. 백록담 조면현무암은 흑색 또는 암회색을 띠며, 110㎜ 크기의 기공이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SiO₂ 함량은 50.26~51.06wt%이다.

조면암은 주로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 서벽과 남벽을 중심으로 탐라계곡, Y계곡 일대에 분포한다. 주요 지점으로는 장구목, 왕관릉, 삼각봉, 큰두레왓, 오백장군, 영실기암이 펼쳐지는 영실계곡, 아흔아홉골 등이 있으며, 모두 한라산 조면암으로 분류된다. 이 암석의 절대 연대는 약 7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국립공원 외곽의 남쪽 산록에서도 비교적 넓게 분포한다. 암색은 회색이며, 풍화가 진행되면 담청색으로 변한다. SiO₂ 함량은 60.6967.4wt%이다. 폭 12m의 주상절리가 잘 발달하여 영실기암과 같은 독특한 암괴 지형을 형성했다.

한라산 정상 서쪽에 위치한 조면암체 주변에는, 이 조면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편[10㎝2m 크기]이 퇴적되어 형성된 만세동산 역암이 분포한다. 이 암석은 한라산의 화산 활동이 끝난 후 형성된 최후기의 암석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천아계곡과 Y계곡 등 한라산 서쪽 외도천 하곡을 따라 해안동 조면안산암이 국지적으로 나타난다. 이 암석은 암회색을 띠고, 기공이 거의 없는 치밀한 질감을 가지며, 두께 약 5m의 용암류로 구성되어 있다. SiO₂ 함량은 53.4556.12wt%로, 현무암질 조면안산암에 해당한다.

지형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1,947m]인 한라산은 신생대 제4기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순상화산으로, 한반도 대부분의 산지와는 뚜렷이 다른 지형경관을 보인다.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가 겹겹이 쌓여 형성되었으며, 동서 방향으로 완만한 산릉과 평탄한 사면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평탄면은 선작지왓, 만세동산, 1100고지 등이다. 국립공원 구역 전체 면적의 70.5%는 경사각 15° 미만의 완경사를 이루며, 30° 이상의 급경사는 전체의 4.9%에 불과하다.

해발 600m 이상의 산록에는 92개의 오름이 분포한다. 오름은 단성 화산체로, 대부분 일회성 스트롬볼리식 분화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분출된 현무암질 화산쇄설물이 분화구 주변에 쌓여 분석구를 이루었다. 분석구는 투수성이 커 물이 고이지 않지만, 사라오름, 물장올, 물찻오름, 어승생오름, 동수악 등 일부 오름에는 화구호가 형성되었고, 이 중 물장올 화구호는 2009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조면암질 용암류가 분포하는 지역에는 용암돔 형태의 단성 화산체가 나타난다. 한라산의 또 다른 이름인 부악의 어원이 된 백록담 서벽이 대표적인 용암돔이다. 조면암은 점성이 높아 두껍게 흐르며, 높은 비고의 단애와 주상절리가 잘 발달한다. 절리면을 따라 암괴가 떨어져 나가면서 수직 단애가 유지되고, 이에 따라 선이바위, 족은두레왓기암, 지옥문, 왕관릉, 병풍바위 등의 급애 지형이 주로 조면암 지역에 분포한다. 침식이 집중되는 단애면에서는 토르(tor)가 발달하며, 주상절리의 탑상 분리로 인해 형성된 성곽형 토르[castle koppie]는 영실계곡의 오백장군, 아흔아홉골의 남근석과 보살바위, 백록담 외륜의 구봉암 등에서 볼 수 있다.

반면, 현무암질 용암류 지역에서는 액상 용암류가 굳은 표면을 밀고 올라가며 형성된 투물러스(tumulus)라는 미기복 지형이 나타난다. 특히 한라산에서 가장 넓은 평탄면인 선작지왓에는 많은 투물러스가 분포하는데, 칠성암이라 불리는 곳은 모두 투물러스이고, 탑궤는 이 일대의 랜드마크이다. 또한 용암 표면에 생긴 거북등 모양의 절리를 따라 암괴가 분리되면서 암괴원이 형성되어, 지표면이 각진 암석으로 덮인 지역도 많다.

용암동굴로는 길이 442m의 구린굴, 440m의 평굴이 있으며, 모두 관음사 등산로를 따라 분포한다. 영실의 수행굴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구린굴의 최하류는 병문천의 유로에 해당하므로, 하천 발달과 용암동굴의 관계를 탐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그 외에도 평궤, 등터진궤, 탑궤, 윗상궤, 영실궤 등 ‘궤’로 불리는 작은 동굴이 분포한다. 궤는 용암 경계면에 있던 클링커층이 제거된 뒤 남은 공동을 가리킨다.

한랭한 기후로 인해 동결융해 작용이 반복되면서 구조토[patterned ground]가 형성되는데, 백록담 분화구에는 작은 마운드 형태의 유상 구조토[earth hummock]가 분포한다. 또한, 산록의 완사면 중 지형적으로 집수에 유리한 지역에는 산지습지가 발달하는데, 대표적으로 1100고지 습지, 숨은물뱅듸 습지가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이 외에도 불레오름, 만세동산, 선작지왓 노루샘 주변에 습지가 분포한다.

한라산은 유년기 지형에 해당하는 하천 특성을 보이며, 종단면상 계단형 폭포 지형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무암의 높은 투수성으로 인해 지표 유출이 제한되며, 도순천, 외도천, 한천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천이다. 이로 인해 하천의 천이점은 대부분 낙수 형태로만 존재하여 일반적인 폭포로 인식되지 않는다. 선녀폭포, Y계곡 이끼폭포, 탐라계곡 3단폭포 등에는 낙수가 흐르지만 접근이 어려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라산 하천은 암반 기반이며, 유수에 의해 토사 운반, 유로 파쇄 및 마모 작용이 활발하다. 특히 용암류 표면의 거북등 절리는 차별적인 굴식과 마식을 일으켜, 효돈천의 남내소, 무수천의 진달래소 등에는 소(沼)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소의 수위가 낮아 평소에는 바닥이 드러나 있고, 폭호(瀑壺) 또한 물이 고이지 않아 친수 공간으로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한라산의 하천은 위치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하방침식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로 인해 한천의 탐라계곡과 서탐라계곡, 외도천의 Y계곡과 천아계곡, 효돈천의 산벌른내와 서산벌른내, 신례천의 수악계곡 등에서는 깊은 협곡 지형이 잘 발달해 있다.

식생

섬 중앙에 한라산이 자리한 제주도는 해발고도에 따른 식생대의 수직적 분포가 뚜렷해 생태학적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아 왔다. 1908년 야나기다[柳田由藏]가 고도별 식생 분포를 처음 보고한 이래, 제주도의 수직 식생대 구분에는 세 가지 주요 견해가 제시되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식물학자들은 해안식물대, 산록대[난대], 교목대[온대림 · 한대림], 관목대, 고산식물대의 5개 식생대로 구분했다. 이후 1960년대에 국내 식물학자들은 고산식물대를 제외하고 초지대, 낙엽수림대, 침엽수림대, 관목림대의 4개 식생대를 제시했다. 그러나 관목림의 종 구성상 독립된 식생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관목림대를 침엽수림대에 포함시켜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의 3개 식생대로 구분하는 방식이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후학적으로도 이 구분은 뒷받침된다. 해발고도 600m 이하는 온대 하우기후 중 여름이 더운 기후, 600~1,400m는 여름이 선선한 기후, 1,400m 이상은 냉대 동계건조 기후 중 여름이 선선한 기후에 해당하므로, 수직적 식생대는 대체로 난대 상록활엽수림대, 온대 낙엽활엽수림대, 한대 침엽수림대로 나뉜다.

난대 상록활엽수림대는 한라산 남사면 700750m, 북사면 450550m, 동사면 550~600m 이하의 하곡 및 곶자왈 지역에 분포한다. 주요 수종은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검은재나무, 황칠나무, 동백나무, 붓순나무, 송악 등 90여 종에 이른다. 서사면은 하곡이 부족해 납읍 금산공원과 산방산 일대를 제외하면 원식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 지역은 구실잣밤나무 군락과 참가시나무-종가시나무 군락으로 나뉜다. 제주 저지대의 원식생으로 추정되는 구실잣밤나무림은 해발고도에 따라 담팔수와 좀굴거리가 섞인 군락, 종가시나무와 조록나무가 섞인 군락, 붉가시나무와 황칠나무가 섞인 군락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반면, 참가시나무-종가시나무 군락은 선흘 동백동산처럼 원식생이 파괴된 암석 지대에 2차적으로 조성된 군락이다.

온대 낙엽활엽수림대는 남사면 750m 이상, 북사면 5501,400m에 분포하며, 졸참나무, 개서어나무, 신갈나무, 당단풍, 가막살나무, 제주조릿대 등이 주요 수종이다. 졸참나무-개서어나무 군락과 신갈나무 군락으로 나뉜다. 졸참나무-개서어나무 군락은 상록활엽수림대와 연결되며 해발 900m까지 분포하는 2차림으로, 과거 표고버섯 재배에 이용된 흔적이 많다. 신갈나무 군락은 1,2001,400m의 고지대에 분포하며, 서어나무, 음나무, 함박꽃나무, 당단풍이 함께 자란다. 이외에도 때죽나무 군락, 고로쇠나무 군락이 소규모로 분포하며, 800~1,700m에서는 낙엽활엽수림대와 병행하여 소나무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한대 침엽수림대는 해발 1,400m 이상 지역으로, 구상나무 군락과 진달래 군락으로 구분된다. 구상나무림은 북사면에 집중 분포하며, 구상나무가 우점종이고 고채목, 주목이 함께 자란다. 이는 한라산 아한대 지역을 대표하는 군락이다. 반면, 진달래 군락은 높이 1m 이하의 낮은 관목 군락으로, 낙엽활엽수림이나 구상나무림이 파괴된 곳에 주로 나타난다. 이 군락은 아고산 초지대 식생과 혼합되어 있어 종 조성이 복잡하다. 특히 시로미, 눈향나무, 들쭉나무 등 고산식물이 함께 서식한다는 점에서 생태학적으로 주목된다.

변천 및 현황

보호지역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지닌 한라산은 현재 여러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가장 먼저 1966년, 백록담 분화구를 중심으로 해발 800~1,300m 이상, 91.87㎢ 구역이 천연기념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이어 1970년에는 이 천연보호구역을 포함하여 동서 길이 14.4㎞, 남북 길이 9.8㎞에 달하는 153.33㎢ 구역이 국내 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02년 제주도는 설악산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이 중 한라산 국립공원은 육상 핵심구역에 해당한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자연 파괴를 막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실현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1971년에 시작한 제도이다. 2007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명칭으로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함께 국내 최초의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는 1972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세계 문화 ·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른 것이다. 2010년에는 제주도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다. 세계지질공원은 2004년부터 시작된 유네스코 프로그램으로, 지질학적으로 우수한 자연유산을 보호하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여 주민 소득 향상을 도모한다. 제주도지질공원의 13개 대표 명소에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도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제주도는 세계적으로 드문 ‘유네스코 3관왕 지역’이 되었다. 즉,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세 분야 모두에 등재된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한편, 1971년 체결된 람사르협약은 생태적 · 사회적 · 문화적 가치가 큰 습지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유도하는 국제조약이다. 국내에는 23개 람사르습지가 있으며, 이 중 5곳이 제주도에, 그 가운데 물장올오름 화구호, 1100고지 습지, 숨은물뱅듸 습지 등 3곳이 한라산 동서 산록에 위치한다. 이러한 지정은 한라산의 생태학적 가치를 보여줄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환경적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등산로

한라산에는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돈내코의 5개 등산로가 있다.

어리목 등산로의 출발점은 국립공원 어리목광장이며, 윗세오름 대피소와 남벽 분기점까지 이어지는 6.8㎞ 코스[편도 3시간 소요]다. Y계곡 하류인 어리목계곡을 건너면 해발 1,400m의 사제비동산까지 급경사 구간이 이어진다. 이 구간은 어리목 코스에서 가장 힘들지만 낙엽활엽수가 울창한 숲길이 형성되어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사제비동산부터는 아고산 초지대가 펼쳐지며, 해발 1,600m의 만세동산에서는 백록담 서벽[동쪽]과 오름지대 · 비양도[서쪽]까지 조망할 수 있다. 이 일대는 과거 우마 방목지로 쓰였는데, ‘고수목마(古藪牧馬)’로 불리며 영주십경의 하나로 꼽힌다. 만세동산과 윗세오름 일대는 한반도 산지에서 보기 드문 고산 평원 지형이 특징이다.

영실 등산로는 영실계곡에서 시작해 윗세오름 대피소와 남벽 분기점까지 이어지는 5.8㎞ 코스[편도 2시간 30분 소요]로, 가장 짧고 경관이 뛰어나 탐방객이 가장 많다. 산림청이 선정한 적송 숲길이 있으며, 한라산 등산로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물이 흐르는 구간이 있다. 해발 1,400~1,600m 구간은 병풍바위를 따라 오르는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마라도 · 차귀도까지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며, 영주십경 중 하나인 영실기암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이다. 병풍바위를 넘어서면 선작지왓의 고산 평원이 펼쳐지며, 철쭉과 털진달래가 만개하는 천상의 화원이 연출된다.

성판악 등산로는 해발 760m의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속밭 대피소, 진달래밭 대피소, 백록담 동릉으로 이어지는 9.6㎞ 코스[편도 4시간 30분 소요]이다. 가장 긴 등산로로, 과거에는 조망이 좋지 않아 탐방객이 적었으나, 2000년 자연휴식년제 해제 이후 산정 분화구까지 오를 수 있게 되면서 탐방객이 증가했다. 완만한 순상화산 지형을 따라 오르는 경로로, 해발 1,800m까지 이어지는 숲 지대를 벗어나면 우도 · 성산일출봉과 동부 오름지대가 펼쳐진다. 코스 중간에는 화구호를 지닌 사라오름을 들를 수 있다.

관음사 등산로는 해발 620m의 관음사지구 야영장에서 출발해 삼각봉 대피소를 지나 백록담 동릉까지 이어지는 8.7㎞ 코스[편도 5시간 소요]이다. 고도 변화가 크고 소요 시간도 길어 탐방객 수가 가장 적은 코스다. 탐라계곡을 건너 개미등을 오르면 랜드마크인 삼각봉이 나타난다. 삼각봉 대피소는 2007년 폭우로 유실된 용진각 대피소를 대체하여 새롭게 설치되었다. 이후 용진각계곡, 왕관릉을 지나면 급경사 계단 구간을 따라 백록담 동릉 정상까지 이어진다.

돈내코 등산로는 해발 500m의 돈내코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해 평궤 대피소, 남벽 분기점까지 이어지는 7㎞ 코스[편도 3시간 30분 소요]이다. 윗세오름을 연결해 어리목 · 영실 코스로 하산이 가능하다. 1994년 백록담 남벽 코스가 폐쇄되어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2009년 재개방되었다. 평궤 대피소를 지나면 아고산 초지대가 펼쳐져 고산 평원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등산로 입구 접근성이 떨어져 탐방객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등반사

한라산의 첫 등정 시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조선시대 문헌에 한라산 등반 관련 내용이 다수 전해진다. 세종 때 한라산에서 노인성을 관측하기 위해 역관 윤사웅(尹士雄)이 파견되었다고 전해지며, 김정(金淨)『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에도 한라산에서 노인성이 보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한라산 등반 일정을 처음 소개한 문헌은 『남명소승(南溟小乘)』으로, 임제(林悌)가 1578년 음력 2월 영실 존자암을 거쳐 남벽을 타고 등반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남사록(南槎錄)』에는 안무어사(安撫御史)로 제주에 부임한 김상헌(金尙憲)이 1601년 백록담에서 한라산신제를 지내기 위해 올랐으며, 이건(李健)『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에는 1608년 제주판관 김치(金緻)가 새벽에 존자암을 출발해 백록담을 거쳐 북쪽으로 하산해 저녁 무렵 제주성에 도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원진(李元鎭)『탐라지(眈羅志)』에는 1658년 어사 이경덕, 『남천록(南遷錄)』에는 1680년 한라산신제의 헌관으로 선정된 정의현감 김성구(金聲久)의 등반 기록이 실려 있다.

이외에도 1696년 이익태, 1702년 이형상(李衡祥), 1841년 이원조 등 제주목사의 등반 기록이 있으며, 1875년에는 유배에서 풀려난 최익현(崔益鉉)이 제주목을 출발해 방선문, 죽성마을, 탐라계곡, 삼각봉을 거쳐 백록담 북벽으로 정상에 오른 후 남벽으로 하산해 선작지왓에서 노숙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남사록』과 『남천록』은 관리와 군민이 함께 백록담에 올라 한라산신제를 지냈다고 전하고 있어, 이른 시기부터 다수의 등반이 이루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외국인의 한라산 첫 등정은 1901년 독일인 지리학자 지그프리트 겐테(Siegfried Genthe)로, 기압계로 한라산의 높이를 1,950m라고 측정했다. 1905년 19세 일본 대학생 이치가와 산키[市河三喜]는 미국 표본 수집가 맬컴 앤더슨(Malcolm Anderson)과 함께 용진각, 왕관릉을 거쳐 등정했고, 일정은 『제주도기행』에 기록되었다. 구상나무와 관련한 외국인 학자들의 등반도 주목된다. 1907년 프랑스인 식물학자 위르뱅 포리(Urbain Faurie) 신부와 에밀 타케(Emile Taquet) 신부가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처음 발견하고 표본을 수집했으며, 1917년 영국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Ernest Wilson)은 이를 관찰하고 분비나무와는 다른 한국 특산종임을 밝혔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등반이 주를 이루었고, 1935년에는 용진각에 첫 대피소가 설치되었다. 1936년 경성제국대학 산악부가 적설기 등반 중 탐라계곡에서 1명이 동사하여 한라산 첫 조난사고로 기록되었다. 1937년 이은상을 포함한 80여 명이 국토 순례 행사로 단체 등반을 실시했고, 이를 『탐라기행 한라산』으로 남겼다. 1946년 한국산악회가 겨울철 한라산 공식 등정에 성공했으며, 1948년 4·3사건 발발 이후 6년간 입산이 통제되었다가 1954년 9월 21일 해제되었다. 1957년 신성여자고등학교제주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 인솔하에 등반한 이후, 한라산 등반을 연례행사로 치르는 학교가 늘어났다.

한라산 등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58년 이후로, 당시 등산로는 관음사, 영실, 남성대 코스뿐이었다. 1960년대 제주와 서귀포를 연결하는 516도로와 1100도로가 개통되며 어리목 코스와 성판악 코스가 새로 개설되었고, 1970년대부터 어리목 · 영실을 중심으로 등산객 수가 급증했다. 한라산 철쭉제가 1967년부터 개최되었고, 등산객 증가로 조난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자 1961년 국내 최초의 민간 산악구조대인 제주적십자 산악안전대가 창설되었다. 한라산은 적설기 훈련지로 많은 산악인이 찾는 명소로, 2001년 제주도 대학합동등반대원 3명이 장구목에서 눈사태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현재 한라산 등반은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돈내코 등 5개 코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23년 등산객 수는 92만 3680명으로 집계되었다.

둘레길

한라산에는 2022년 산림청으로부터 국가숲길로 지정된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한라산 둘레길은 일제강점기에 해발고도 600~800m의 국유림을 따라 만들어진 병참로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병참로는 한라산 숲속의 나무 벌채 및 표고버섯 반출을 위한 운반로로 사용되었으며, 한라산을 머리띠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하여 일본어로 머리띠를 뜻하는 ‘하치마키[鉢巻] 도로’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병참로 외에도 임도와 버섯 재배지 진입로 등을 연결해 2011년 ‘동백길’이 가장 먼저 개장되었다. 현재는 한라산 북사면 미개통 구간을 제외하고 9개 구간, 총 70.8㎞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1구간 천아숲길은 천아수원지에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8.7㎞[4시간 소요]로, 한대오름, 노로오름, 숨은물뱅듸가 인근에 있다. 2구간 돌오름길은 천아숲길에서 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까지 8㎞[3시간 30분 소요]로, 돌오름과 거린사슴오름을 오를 수 있다. 3구간 산림휴양길은 서귀포자연휴양림의 숲길 산책로를 지나 무오법정사까지 2.3㎞[50분 소요]이다. 4구간 동백길은 무오법정사에서 돈내코 탐방로까지 11.3㎞[5시간 소요]로, 국내 최대 동백나무 군락지가 펼쳐진다. 5구간 수악길은 동백길에서 이승이오름까지 11.5㎞[4시간 30분 소요]로, 물오름, 보리오름, 이승이오름을 들를 수 있다. 6구간 시험림길은 이승이오름에서 시험림길 삼거리까지 9.4㎞[3시간 소요]로, 일부 구간이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구역에 포함되어 산불 조심 기간에는 출입이 통제된다. 7구간 사려니숲길은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붉은오름까지 10㎞[3시간 소요]로, 화구호를 지닌 물찻오름을 오를 수 있다. 8구간 절물조릿대길은 사려니숲 입구에서 절물자연휴양림 입구까지 3㎞[1시간 소요]이며,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은 절물자연휴양림을 지나 한라생태숲까지 6.6㎞[2시간 30분 소요]로, 절물오름과 거친오름을 들를 수 있다.

온난화와 고산식물

한라산에는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 기후대, 온화한 중위도 기후대, 혹독한 아고산대 기후대가 나타난다. 최한월 평균기온 5℃ 등온선에 해당하는 아열대-온화한 중위도 기후대의 경계선은 해발고도 200m 내외 지역에, 최난월 평균기온 20℃ 등온선에 해당하는 온화한 중위도-아고산대 기후대의 경계선은 해발고도 1,100~1,300m 지역에 위치한다. 온실기체 중배출[SSP2-4.5]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가정하면, 21세기 말까지 두 경계선은 각각 해발고도 400m와 1,600m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산의 고도별 식생대 변화를 초래하는 온난화는 특히 아고산대 기후대의 식물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해발고도 1,400m부터 시작되는 한라산 아고산대에는 희귀식물이 다수 분포한다. 한라산 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도 선정된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의 멸종위기종으로 세계적인 희귀식물이다. 전나무속 수종으로는 유일하게 동아시아 최남단의 섬에 격리되어 분포하며, 한라산 해발 1,400m부터 정상에 걸쳐 세계 최대 규모의 순림을 형성하고 있다.

북반구의 남한계에 해당하는 한라산의 시로미는 식물지리학적 가치가 높다. 키 10~20㎝의 포행성 수목으로, 해발 1,600m 이상 강풍과 햇빛의 영향을 직접 받는 암석지나 붕괴지에 서식하며, 백두산과 관모봉 등 북부 고산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선작지왓과 장구목 일대에 비교적 큰 군락으로 나타나는 눈향나무도 대표적인 아고산대 포행성 수목으로, 키는 50㎝ 이하이고 길이는 5m 정도이다.

백록담 일대를 포함하여 아고산대의 암벽과 바위에는 구름송이풀, 구름체꽃, 구름떡쑥, 한라송이풀, 한라솜다리, 돌매화나무 등 내건성에 적은 양분으로도 견디는 고산식물이 서식한다. 멸종위기종 1급인 돌매화나무는 북반구의 남한계를 지시하는 극지고산식물로 빙기 유존종이다. 왜성화 식물인 돌매화나무는 키가 1~3㎝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한라산 특산식물인 한라솜다리는 줄기와 잎이 회백색 털로 덮여 있는 국화과 고산식물이다. 과거 ‘한라산 에델바이스’로 불리며 등정 기념물로 무분별하게 채취되었다. 현재 백록담 주변에 소수 개체만 남아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되었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라산 고산식물 군락에서는 구상나무의 급속한 고사, 시로미, 눈향나무, 들쭉나무 등 포행성 관목의 쇠퇴, 그리고 제주조릿대의 고지대 확산이 관측되고 있다. 제주조릿대가 아고산대 생태계로 침입해 고산식물들과 경쟁하며, 서식지 잠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좁은 온도 범위에서만 생존 가능한 고산식물은 온도 상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관목류는 조릿대와의 생존 경쟁에서 서식지를 잃고 밀려나는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참고문헌

원전

『남명소승(南溟小乘)』
『남사록(南槎錄)』
『남천록(南遷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
『탐라지(耽羅志)』

단행본

『한라산총서』(제주특별자치도·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2021)
『위성에서 본 한국의 화산지형』(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10)
『한라산의 자연자원』(제주특별자치도 환경자원연구원, 2009)
공우석, 『우리식물의 지리와 생태』(지오북, 2007)
『서귀포·하효리도폭 지질보고서』(한국자원연구소, 2000)
현용준, 『제주도 전설』(서문당, 1996)
『한국의 영산 한라산』(제주도,1994)

인터넷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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