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방의 주요 공업지역은 크게 전북도의 전주-익산-군산을 잇는 공업지역과 광주-나주-목포를 잇는 서남부 공업지역 및 여수-광양-순천을 잇는 동남부 공업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전남도의 동남부인 여수-광양-순천권은 포항-울산-부산-마산에 연결되는 남동연안공업지역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호남공업지역은 전북도의 전주-익산-군산으로 이어지는 공업지역과 광주-나주-목포로 이어지는 광주와 전남도의 공업지역으로 볼 수 있다. 지리적 위치로는 우리 나라의 서해안 남부와 그 인접 내륙 지역에 해당된다. 호남 지역의 공업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근대적인 공업이 시작된 것은 일제 초기로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 나라는 농업 및 광업의 수탈 대상지이면서 일본 상품의 소비 시장이었기 때문에 농산물을 비롯한 원료의 가공 공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때 호남 지역에서는 목포와 광주를 중심으로 섬유, 양조, 정미업 등이 입지하였고, 이리와 군산을 중심으로는 섬유, 양조 외에 농기구와 잠사공장 등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들 공업의 특성은 현지에서 얻을수 있는 원료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소비재 업종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당시 공장 설립자의 95% 이상이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주로 진출해 있던 항구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공업이 발달했다. 그러므로 호남 지역의 공업은 일본인들의 자본과 기술에 의하여 1910년대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호남 지역은 석탄이나 철광석을 비롯한 지하자원이 부족하였으며 소비 시장으로서의 대도시 발달이 미약했기 때문에 근대적인 공업이 발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1930년대 이후에는 식민지 정책이 북부 지역과 강원도 지역의 지하자원 개발과 군수 물자의 생산에 주력하면서 호남 지역의 공업은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낮아지게 되었다.
해방 이후에도 호남 지역은 지하자원이 부족하고 소비 시장이 협소하며 자본과 기술의 축적이 미약하여 공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보다는 농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오랫동안 형성해 왔다. 그러나 1962년 호남비료 나주공장의 건설은 이 지역 공업 발전의 토대가 되었으며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의 실시 이후부터는 공업이 확산되었고, 197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공업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1974년이리수출자유지역이 건설된 이후 익산은 주요 공업도시로 성장했으며 목포 · 광주 · 전주 · 군산 등의 기존 공업지역들도 일제 시대와는 달리 업종에 있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전남도의 동남부인 여수 · 광양 · 순천 등은 석유화학과 제철공업 등의 중화학공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1997년 말 현재 호남공업지역의 서남부 지역인 광주-나주-목포 권역에는 광주평동외국인기업전용단지와 광주첨단산업단지, 대불국가산업단지 등 3개의 국가산업단지와 본촌 · 소촌 · 송암 · 평동 · 하남 · 나주 · 목포 · 삼호 · 삽진 등 13개의 지방산업단지가 있다.
또한 전주-익산-군산권의 전북 지역에는 군산국가산업단지와 군장국가산업단지, 익산수출자유지역 등 3개의 국가산업단지와 고창 · 군산 · 익산 · 전주 · 정읍 등 12개의 지방산업단지가 분포하고 있지만 입주업체수와 가동률은 다소 미약한 편이다.
그러나 현재 건설 중인 서해안고속도로가 완공되어 지역의 교통 여건이 개선되고, 현재 건설 중에 있는 일단의 서해안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본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막대한 사회 ·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중국과의 접근성을 이점으로 하여 서해안 시대를 여는 또 하나의 공업지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