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의 서자. 명종에게는 선사(善思)·홍기·홍추(洪樞)·홍규(洪規)·홍균(洪鈞)·홍각(洪覺)·홍이(洪貽) 등 10여 명의 서자가 있었는데, 천첩의 소생이라 모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고, 소군(小君)이라 호하였다.
홍기는 여러 소군들과 함께 권세를 부려 뇌물을 받는 등 기강을 문란하게 하였는데, 당시의 사람들이 다투어 아부하였다. 하루는 내시 민식(閔湜)이 술에 취하여 “무지개와 같은 사미배(沙彌輩)가 국가를 패망시킨다.”고 하였다.
이는 홍기가 왕자였지만 그 어머니가 비천함을 비유한 것이었다. 최충헌(崔忠獻)이 왕에게 아뢰어 홍기 등 10여 명을 본절로 돌아가게 하였다. 1197년(명종 27) 명종이 최충헌에 의하여 폐위될 때 홍기 등 소군 10여 명은 해도(海島)에 유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