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와 화학성분이 같고, 결정구조가 달라 동질이상(同質異像) 관계에 있다. 육각의 판상결정체로 산출되는데, 결정의 크기에 따라 인상흑연(鱗狀黑鉛)과 토상흑연(土狀黑鉛)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의 크기이고, 후자는 미세한 것으로 육안 또는 현미경으로도 결정의 식별이 어렵다. 흑색으로 금속광택을 내며 표면은 부드러운 지방감(脂肪感)을 준다. 모스 경도(Moh’s hardness) 1 정도로 매우 연하고 비중은 2.09∼2.23이다. 화성암 · 퇴적암 · 변성암내에서 광범하게 나타나나 경제적인 가치를 가지는 흑연광상은 대부분 변성작용을 받은 암석에서 나타난다.
우리 나라에서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흑연광상의 일반적인 산상은 편마암 · 결정편암과 같은 변성퇴적암류 중에 인상흑연이 산재하는 경우와 석탄층이 강한 동력변성작용, 또는 화성암관입시의 열변성작용에 의하여 토상흑연이 산출되는 경우이다. 전자의 예로는 경기도 청평 · 가평 · 시흥 지역과 충청남도 공주지역, 경상남도 곡성지역이 있고, 후자의 예로는 경상북도 문경지역의 석탄이 흑연으로 변성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대리암(大理岩) 중에 인상흑연이 산재하거나, 부분적으로 농집되거나 화성암에 수반하여 광염상 · 맥상으로 산출되기도 하나 경제적 가치는 적다.
우리 나라는 1905년경 경상북도 상주 및 함경남도 영흥에서 토상흑연이 처음으로 채광되고, 1907년경에 평안북도 용암포 부근에서 인상흑연이 처음으로 채광된 이래 오늘날까지 세계에서 중요한 흑연 생산국의 하나가 되었다. 흑연은 우리 나라의 특수광물이며, 우리 나라에서의 흑연광업은 비교적 역사가 오래되었다. 1914년에 이미 부유선광(浮游選鑛)을 사용한 곳도 있었으며, 1917년에는 흑연광업이 급격히 발전하여 가행된 광구수가 130여 개, 생산량이 1만 6000t에 이르렀다. 1933년에는 토상흑연 2만 740t, 인상흑연 1,937t을 산출하여 세계 제1위의 산출국이었다.
1970년대 전 세계 흑연생산량은 연간 50만∼60만t이며, 우리 나라는 5만∼6만t을 생산하여 세계 생산량의 10%를 차지하였다. 특히 북한의 생산량이 남한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남북한 총생산량을 합치면 소련(연 12만t) · 중국(연 10만t)보다 많은 세계 제일의 흑연생산국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흑연수출국은 말라가시 · 노르웨이 · 스리랑카 · 중국 · 한국 등이며, 우리 나라는 토상흑연의 수출량이 많다. 흑연은 열과 전기의 좋은 전도체이며, 보통 3,500℃ 정도에서 용융된다. 또한 완전한 저면벽개(底面劈開)로 인하여 매우 낮은 마찰계수를 가진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전극 · 탄소봉 · 내화재료 · 주형(鑄型) 재료 · 감마재(減磨材) 및 연필 등으로 이용된다. 이 밖에도 특수강인 탄소강원료, 원자로에서 중성자의 감속재, 방청용(防錆用)의 특수포장, 금속표면의 코팅, 고무공업원료 등에 많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