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 바탕에 채색했으며, 그림의 크기는 세로 406㎝, 가로 475㎝이다. 화기에 의하면 1693년 4월에 제작되었고, 그림을 그린 화사는 비구 천신(天信)과 의천(義天)이다. 전라남도 여수시 중흥동 흥국사에 소장되어 있으며, 1974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흥국사의 주불전인 대웅전 중앙 후불벽에 봉안한 불화로, 석가모니가 영축산(靈鷲山)에서 행한 설법을 묘사한 영산회상도이다. 크기가 4m가 넘는 꽤 큰 불화이며, 주존인 석가여래를 당당하면서도 위엄있게 잘 묘사했다. 석가여래의 좌우로 협시보살인 문수와 보현, 가섭과 아난을 비롯한 제자들, 제석천과 범천, 사천왕, 주1 등이 둘러싸고 있는데, 대칭으로 자리하여 비교적 안정된 화취를 느낄 수 있다. 천신이 그린 또 다른 불화인 하동 쌍계사 「영산회상도」[1688]와 도상 구성 및 배치가 유사하다.
이 불화의 봉안처인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승군들의 주둔지인 주진사(駐鎭寺)였으며, 전쟁 이후에도 승풍이 높았던 사찰이다. 흥국사 승려들이 대거 참여해 시주, 제작한 불화이며, 17세기 말 영산회상도의 경향을 파악하는 데 귀중한 불화이다. 조선 후기 불화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