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좌영은 호남좌수영을 지칭하는 것으로, 본 책은 고종연간에 호남좌수영에서 좌수영 소유의 각종 집물과 건물의 현황은 물론 좌수영의 운영 상황을 정리한 실무 참고서이다.
각 고을별로 운용 실무를 위해 참고되던 내부 규정들은 18세기 이후 정리되어 필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자료들은 각군사례(各郡事例), 진사례(鎭事例), 부사례(府事例), 영사례(營事例) 등으로 지칭되었으나 모두 읍사례로 볼 수 있다.
〈〈호좌영사례〉〉도 읍사례의 일종으로 같은 맥락에서 작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작성 시기는 자료의 본문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보아 1870년일 가능성이 높다. 〈〈호좌영사례〉〉의 ‘공해각처(公廨各處·건물현황)’의 내용 중 결승당(決勝堂)과 운주헌(運鑄軒)과 관련한 기사에서 기사년에 두 건물을 합쳐 운주헌으로 중수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1847년에 간행된 〈〈호좌수영지(湖左水營誌)〉〉에 이들 건물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으로 명기하고 있어 〈〈호좌영사례〉〉의 내용이 이 보다 후대의 기록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운주헌을 중수한 기사년은 1869년이다. 뿐만 아니라 본문에 등장하는 사목과 절목 등의 작성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경우 본 자료는 1870년 전국을 단위로 한 사례정리 당시 작성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2책으로 구성된 필사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본 자료와 동일한 내용의 〈〈호좌영사례책(湖左營事例冊)〉〉 1책도 소장되어 있는데 이는 〈〈호좌영사례〉〉를 정서하여 관의 확인을 받은 것이다.
〈〈호좌영사례〉〉에는 목차가 밝혀져 있지 않으나 내용에 따라 크게 네 부분으로 구분 할 수 있다. 먼저, 사례의 서두에는 성종10년(1470) 3월에 호좌수영으로 승격된 사실과 성의 규모를 언급한 다음, 호좌영과 관할 읍진(邑鎭)의 전선과 군병의 현황을 정리했다. 호좌영 소속의 동원 가능한 전선은 모두 50척이었으며, 군병은 4,669명이었다. 수영 군병의 편제와 속읍과의 관계, 그리고 재원의 충원방안이 언급되었다.
두 번째로는 중앙정부로 보낼 진상(進上)에 관한 내용이 서술되었다. ‘각항진상(各項進上)’, ‘단오절선진상(端午節扇進上)’, ‘진연진상(進宴進上)’ 등 그 사유를 구분하여 각 물종별 내역과 물량을 열기하였다. 이 외에도 왕세손상수(王世孫喪需), 동지사(冬至使), 심양사(瀋陽使), 기로소(耆老所), 종친부(宗親府), 총위영(摠衛營) 등에서 소요되는 물종을 올려 보내는[上送] 내역을 정리했다.
셋째, 수사를 비롯한 관리의 부임 및 행차와 관련해서 소요되는 경비는 별도로 정리했다. 새로운 수사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물품과 행차에 소요되는 노자, 숙소정비 비용과 물품이 항목별로 정리되었다. 뿐만 아니라 관리의 재임 중 제공될 각종 음식과 물종도 상세히 정리되었다.
네 번째는 〈〈호좌영사례〉〉의 내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수영내의 각 창고(倉庫)의 현황이다. 병고(兵庫), 군수고(軍需庫), 관청(官廳), 호고(戶庫), 보군고(補軍庫), 지창(紙倉), 선창(船倉), 고마고(雇馬庫), 수성고(守成庫)등 23개소의 보유 집물과 재정의 현황 그리고 지출의 규정 등이 기술되었다. 이들 내용에는 각종 절목(節目), 등록(謄錄), 구사례(舊事例) 등을 상세히 밝히고 있어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했다. 특히 내용 중에는 전병선개조식(戰兵船改造式)을 비롯하여 수영 보유의 전선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자료의 말미에는 봉수(烽燧)의 현황과 관내 고을과의 거리, 그리고 수영내의 건물들에 대한 이력과 내력을 정리하였다.
조선후기 호남좌수영의 연혁과 조직은 물론 내부의 상세한 재정구조와 실무 운영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중앙정부와의 재정관계도 포괄하고 있으므로 호남좌수영의 운영실태 뿐만 아니라 지방군현의 실상을 살필 수 있는 용이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