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팔각기둥 모양의 연적으로, 윗면은 편평하며 가장자리에서 팔각 형태의 단을 이루었다. 밑면의 각 모서리에는 꺽쇠 모양의 작은 굽다리 여덟 개를 세웠다. 윗면의 중앙부에 물구멍을 뚫고 옆면의 한 모서리에는 주구(注口)를 붙였다. 윗면에는 청화(靑華)와 철화(鐵畵) 안료를 사용하여 나비를 그렸는데, 가는 철화선으로 세심하게 모양을 그린 다음 속을 연하게 청화로 칠하고 진한 철채로 둥근 점무늬를 그렸다. 옆면에도 청화와 철화를 번갈아가며 사용하여 칠언시(七言詩)를 써 넣었다. 푸르름이 감도는 맑고 고운 백자유약이 입혀졌는데, 광택이 은은하고, 빙렬은 없다. 조그만 굽바닥의 유약을 훑어내고 모래를 받치고 구웠다.
칠언절구의 시문은 다음과 같다. “형태는 정갈하고 수려하며 마음은 심신을 치료하는 약수로네. 남의 모자람을 미워하는 지혜가 나은가 가엾게 여기는 어짊이 나은가. 하빈에 남겨 놓은 질로 주진시대를 거쳐, 푸른 파도를 삼키고 토해 내며 양 구멍을 떠도네(形靜玉山心藥水/孰如其智孰如仁/河濱遺質歷周秦/呑吐淸波兩穴回).”
겉면을 모깎기 하여 팔각형으로 만든 몸체는 당시의 유행했던 제작기법을 잘 보여준다. 청화와 철화를 혼용한 다채(多彩)로 그림과 시문을 장식하여 색채의 묘미를 기품 있게 잘 살렸다. 이 작품의 형태와 문양 시문 방식은 당시의 제작 수법을 잘 나타냈다.
칠언절구의 필체와 내용이 연적의 문양, 생김새와 함께 잘 어우러져서 18세기 선비문화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백자의 새로운 성격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가치가 높으며, 우리나라의 도자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