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청자 몸통의 윗면에 ‘德泉(덕천)’명이 흑상감되어 있는데, 덕천고(德泉庫)는 1298~1403년 사이에 존속된 관청이므로 이 매병은 이 시기에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공 모양을 한 몸통의 윗부분이 크게 강조되고, 아랫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매병이다. 그러나 그 비례가 어느 정도 유지된 점으로 미루어보면, 이 매병이 이러한 유형의 매병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기의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어깨와 몸통의 윗부분에는 흑백상감의 연판문대(蓮瓣文帶)와 변형된 여의두문대(如意頭文帶)가 둘려 있고, 몸통의 아랫부분에는 연판문대가 백상감되었다. 몸통의 중앙부에는 연꽃이 활짝 피고 수양버들이 늘어진 물가의 풍경이 흑백상감되었다. 태토는 비교적 정선되었으나 기면에 잡물이 군데군데 있는 것으로 미루어 갑발(匣鉢) 없이 구워 예번(例燔)한 것으로 보인다. 광택이 은은하고, 작은 빙렬이 있다. 굽은 평저(平底)인데 굽바닥을 군데군데 깎아내고 모래를 받쳐 구웠다.
이 청자의 변형된 여의두문대(如意頭文帶)와 파초연화문, 유문(柳文)의 형태가 고려 상감청자의 기본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15세기 분청과 구분된다. 그러나 문양에서 특히 물결이 크게 강조되었는데, 이는 이 시기 상감분청사기 문양의 일반적 특징이다.
기형과 문양, 제작기법 등의 면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청자 상감유연문 덕천고명 매병(靑磁 象嵌柳蓮文 德泉庫銘 梅甁)과 더불어 말기 상감청자에서 초기 상감분청사기로의 이행관계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이 시기 청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