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둥근 모양의 몸통 양면을 눌러서 납짝하게 만든 편병으로, 전체적으로 양감이 있다. 무게중심이 몸통의 아랫부분에 놓여 있어 안정감을 준다.
어깨와 몸통 부분에 백토를 분장(粉粧)한 후, 어깨 부분에 국판문대(菊瓣文帶)를 둘렀다. 몸통 부분은 앞뒷면과 양 옆면의 4개 문양대로 나뉘었는데, 앞뒷면에는 박지(剝地)와 조화(彫花) 기법을 사용하여 중앙부에 태극문을 배치하고 그 주위에 소용돌이치는 구름을 새겼다. 양 옆면은 다시 3개의 문양대로 구획한 후 동일한 기법으로 추상문(抽象文)과 연판문(蓮瓣文)을 새겼다. 편병을 분장한 백토는 두께가 얇으며 농담의 차이가 뚜렷한 편이다. 옅은 갈색 기운이 감도는 회청색 계통의 분청유약이 얇게 입혀졌는데, 부분적으로 가는 빙렬이 있으나 광택은 은은한 편이다. 굽은 밖으로 약간 벌어진 다리굽 형태로, 굽 접지면의 유약을 훑어내고 모래를 받치고 구웠다.
전체적으로 백토의 두께가 얇으며 농담의 차이가 뚜렷한 편인데, 이와 비슷한 예로 호림박물관 소장의 분청사기 박지연화어문 편병(국보, 1974년 지정)과 분청사기 조화태극문 편병이 있다. 문양의 기법과 유약, 태토 등이 서로 비슷한 것으로 보아 같은 가마의 작품으로 보인다.
독특하고 대담한 문양의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 시기의 분청사기에 태극문양이 등장하는 것은 『주역(周易)』을 중시한 성리학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