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이란 건물을 지을 때 보를 얹고 그 위에 처마도리와 중도리를 걸고 마지막으로 마룻대를 옮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상량을 축하하는 글을 지어 ‘상량문’이라 하였다. 해인사 대적광전 중건 때의 상량문 1점이 2003년 9월 18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어 해인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감색비단에 금니로 쓴 해서체의 상량문으로, 크기는 세로 95㎝, 가로 483㎝이다. 글자 크기는 세로 4.1㎝, 가로 3.5㎝이며, 전체 글자수는 모두 67줄로 한 줄에 20자를 계상하면 1,340여 자가 된다. 보관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나 중간에 금니자(金泥字)가 탈락된 부분이 있다.
이 상량문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의 『완당집(阮堂集)』에 실려 전하는데, 그가 1818년(순조 18)에 이 상량문을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김정희의 부친 김노경(金魯敬, 1766∼1840)이 경상도관찰사로 해인사 중건에 관여하였다고 한다. 이때 김정희가 해인사 중창을 위한 권선문(勸善文)과 해인사 대적광전 상량문을 지었다고 한다.
이 상량문은 1971년 대적광전 보수 때 발견되었으며, 그 원본은 꺼내어 해인사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이를 그대로 쓴 모본(模本)과 보수기(補修記)를 그 자리에 넣었다. 이 상량문에는 『법화경(法華經)』 화성유품(化城喩品)의 8방16불(佛)의 명호(名號)와 『아미타경(阿彌陀經)』의 8방불의 명호를 육위사(六偉詞: 일반적으로 상량문 끝에 붙이는 노래)로 적었는데, 이는 특히 화재를 예방하거나 진압하는 하나의 비방이었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의 초년작이지만, 당시의 필체를 직접 감상할 수 있고, 해인사의 역사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