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5가 사거리에서 혜화동 로터리에 이르는 문화예술의 거리이다. 1926년에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와 의학부가 건립되면서 조성되었다. 1946년 국립서울대학교로 개편되면서 중심 캠퍼스이자 대학생 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이후에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단체 및 공연장이 밀집해 있다. 실내외 공연시설에서 연극·영화·음악·뮤지컬 등의 다양한 공연 활동이 이루어지는 종합적 문화예술의 거리가 되었다. 1995년 이후 ‘리틀 마닐라’라고 불리는 필리핀인들의 시장이 열리는 등 초국가적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학로라는 명칭을 가진 거리는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대전광역시(동구와 유성구의 두 곳), 울산광역시, 경기도의 안성 · 용인, 강원특별자치도의 강릉 · 동해 · 삼척, 충청북도의 청주 · 충주 · 증평, 충청남도의 공주 · 천안 · 금산 · 예산, 전북특별자치도의 전주 · 군산 · 익산, 전라남도의 무안, 경상북도의 경산 · 구미 · 안동 · 영주, 경상남도의 진주 등 모두 27개 지역에 있으나 서울의 대학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 소재 대학로의 길이는 약 1.55㎞이고 너비는 25~40m에 이른다. 이 거리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 단체 및 공연장이 밀집해 있고 여기에서 연극 · 영화 · 음악 · 뮤지컬 등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대학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의 대학로 양측에는 과거에 서울대학교 본부, 문리과대학, 법과대학, 의과대학, 미술대학 등이 자리 잡고 있었으나 1975년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관악구 신림동 관악캠퍼스로 이전하였다. 서울대학교가 이전한 후 과거 문리과대학 부지 일부에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되고 나머지 부지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과거 대학이 있었던 거리라는 점에서 이곳을 대학로로 명명하였다.
종로5가에서 혜화동 로터리에 이르는 대학로의 주 도로는 평지에 실개천을 따라 조성되어 있었다. 이 주 도로의 동편에는 한 때 서울대학교 학생들에 의해 ‘세느강’이라고 불리던 실개천이 흘렀으나, 지하철 4호선 공사를 하면서 길을 넓히기 위해 복개되었다. 서울 대학로의 동편에는 서울의 내사산(內四山) 중의 하나로서 궁궐의 좌청룡(左靑龍)에 해당되었던 낙산(駱山)이 있다. 산의 형상이 낙타 등처럼 생겼다고 해서 낙타산(駱駝山) 또는 낙산으로 불렸다.
낙산에는 조선시대까지 숲이 울창했고, 숲 사이에 성곽이 축조되어 있었으나, 1970년대 초에 산 정상까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숲과 성곽은 크게 훼손되었다. 최근에는 다시 아파트가 철거되고 성곽 복원과 낙산공원의 조성이 추진되는 큰 변화를 겪었다. 낙산공원 내에는 여러 개의 광장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대학로의 서북쪽으로는 서울대학교병원 너머에 성종 때 창건된 창경궁(昌慶宮)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학로라는 명칭은 1966년 11월 26일 서울특별시고시 제1093호로 쌍림동 106번지에서 혜화동 로터리(혜화동 132)까지 2.53㎞의 구부러진 구간의 가로명이 제정된 데서 유래하였다. 이후 1984년 11월 7일 서울특별시가 가로명을 제정할 때 서울특별시공고 제673호로 종로5가 사거리를 기준으로 대학로의 구간을 줄여 남쪽 구간은 훈련원로(訓鍊院路)로 분리하였다. 이 대학로 지역이 대학과 연관을 맺기 시작한 것은 1926년 일제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와 의학부를 현재의 대학로 양편에 세우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해방과 더불어 경성제국대학은 경성대학으로 바뀌고 경성대학은 다시 1946년에 신설된 국립서울대학교로 개편되면서 대학로 주변에는 서울대학교의 본부와 법과대학, 문리과대학, 의과대학, 미술대학 등의 단과대학이 자리 잡게 되었다. 이때부터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구 신림동으로 이전할 때까지 대학로는 서울대학교의 중심 캠퍼스이자 대학생 활동의 중심지였다.
이 당시 대학로는 한편으로 젊음과 낭만의 거리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와 민족주의를 추구하던 학생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1960년의 4 · 19혁명, 1964년의 한일회담 반대운동 및 1974년의 유신철폐운동을 비롯한 학생운동이 일어난 시기에는 대학로가 시위와 농성의 주된 장소가 되었다.
서울대학교가 이전한 후에도 대학로는 가끔 여러 대학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합 학생운동의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거리의 기본적 성격은 크게 바뀌었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공연시설이 과거 대학 건물과 부지에 들어서고 실내외 공연시설에서 연극 · 영화 · 음악 · 뮤지컬 등의 다양한 공연 활동이 이루어짐에 따라 종합적 문화예술의 거리로 변모하게 되었다.
대학로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시설 외에도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톨릭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제디자인대학원대학교, 동성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초등학교 및 부속여자중학교, 효제초등학교, 혜화동 성당 등이 있다. 이들 기관들의 상당수는 서울대학교 이전 전부터 있어왔던 것들이다.
대학로를 상징하는 공간은 과거 서울대학교 본부, 문리과대학, 법과대학이 있었던 대학로 동편 구역이다. 대학 본부 건물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들어섰고, 문리과대학 자리에는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되었으며, 그 주위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관, 흥사단, 샘터파랑새극장, 예술극장, 마로니에미술관, 야외공연장 등의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공연시설이 들어섰다. 실내외의 공연장에서는 물론 광장과 도로 등에서도 다양한 공연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공연과 문화적 분위기를 즐기려는 젊은 인구 층이 북적인다.
이에 따라 젊은 층을 주된 고객으로 삼는 많은 수의 음식점과 찻집이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신설 업소들 틈에는 50년 이상 이 지역을 지켜온 업소들도 끼여 있다. 1956년에 문을 연 학림다방과 1933년부터 짜장면을 팔아온 중국음식점 진아춘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 업소에는 젊은 학창시절을 대학로에서 보낸 5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는 손님들이 찾아온다.
1995년 이후 대학로에서 관찰되고 있는 새로운 현상으로는 ‘리틀 마닐라’라고 불리는 필리핀인들의 시장이다. 이 장터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 혜화동성당에서부터 동성중고등학교 정문까지에 걸쳐 열린다.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혜화동 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갖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장이 이곳에 선다. 거래되는 상품은 매우 다양하다. 필리핀 산 과일 · 빵 · 술 · 음료수 · 생선 · 조리식품 등 식품이 가장 많고 그 외에 담배, 의류, 잡화, 중고 가전제품 등 매우 다양하다. 이들은 물건을 사기 위해 오기도 하지만, 같은 나라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 때문에 오기도 한다. 더러는 한국인들도 이곳에 와서 이국 문화를 즐긴다. 초국가적 공간으로서의 대학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