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 2년(919)에 개성에 세운 10대 사찰의 하나인 원통사에 있던 부도이다. 원통사는 원래 개성시 장풍군 월고리에 세워진 절이었는데, 현재 남아 있지 않다. 부도는 현재 고려박물관 옆뜰에 옮겨져 있다. 부도는 8각탑형부도의 전형적인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높이는 2.39m이다. 바닥돌은 2개의 장대석으로 짠 방형평면의 것이다.
기단의 밑돌은 아래 위 2개의 단으로 되었는데 8각형 아랫단의 측면에는 면마다 1개씩의 오목이를 새겼고 윗단에는 휘날리는 구름 속에서 보주를 다루는 두 마리의 용을 완전돋을새김에 가깝게 새겼다. 가운데돌은 8각평면의 북통형이다. 윗돌에는 16잎짜리 앙련(仰蓮:꽃부리가 위로 향한 연꽃)을 새겼다. 8각의 몸돌은 모기둥을 새긴 점에서는 다른 부도들과 다름이 없으나 면들의 조각에서는 특이한 점이 있다. 즉 몸돌의 남쪽 면에는 문과 박쥐를 새기고, 그 옆의 두 면에는 인왕상을 하나씩 돋음 내기로 만들었다. 몸돌에 인왕상과 박쥐를 배치한 예는 전남 순천의 선암사 선조암지 부도(仙岩寺禪助庵址浮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붕돌은 8각의 평지붕형식인데 각 면 중간에 낮은 돌출이 있어 마치 16각을 나타낸 것 같다. 이러한 예는 담양 개선사지 석등(868)과 임실 용암리 석등, 나주 서성문 안 석등(1093)에 보인다. 지붕 밑면은 호를 지운 2개의 단으로 되었다. 지붕돌 위에는 보륜을 겹친 듯한 부도머리가 있는데 윗부분이 일부 파손되었다.
부도는 비례가 비교적 조화롭고 잘 된 편이다. 부도의 구조형식, 조각 내용과 수법으로 보아 고려 중기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