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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가장 근본적인 도덕 이념으로 어짊을 뜻하는 유교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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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인은 유학의 가장 근본적인 도덕 이념으로 어짊을 뜻하는 유교 용어이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는 서를 핵심 의미로 삼는다. 『맹자』에서 인은 ‘혈연적으로 가까운 친족을 친애한다’는 것으로 규정된다. 정호가 인을 생명 의지로 해석한 것에서 현대사회의 기후위기와 생태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목차
정의
유학의 가장 근본적인 도덕 이념으로 어짊을 뜻하는 유교 용어.
내용

인(仁)은 선진 시대 유학에서 공자가 가장 근본적인 도덕 이념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어짊’이라는 뜻을 지니며,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서(恕)를 핵심 의미로 삼는다. 『맹자』에서는 인을 ‘혈연적으로 가까운 친족을 친애한다[親親]’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설문해자』에서는 인(仁)이 ‘인(人)’과 ‘이(二)’의 두 글자가 합쳐진 글자로, ‘친하다[親]’는 뜻이라고 풀이하였다. 공자 이후 인은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과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 한유(韓愈)의 박애(博愛), 정호(鄭澔) · 육왕(陸王)의 만물일체론적(萬物一體論的) 생생지리(生生之理), 정이(程頤) · 주자(朱子)의 심지덕이애지리(心之德而愛之理) 등으로 확장되면서, 본체론 · 심성론 · 실천론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해석되고 심화되어 왔다.

공자는 ‘인이 무엇이다’라는 본질적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다만, 인을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주목하였다. 그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정감적 자세, 외적으로 드러나는 태도, 예(禮)의 실행, 일에 임하는 태도 등을 통해 인을 이해하였다. 공자가 인을 설명하며 언급한 덕목으로는 효제(孝弟), 충신(忠信), 충서(忠恕), 예(禮), 경(敬), 공(恭), 신(信), 온량(溫良), 애인(愛人) 등이 있다.

공자와 대화했던 유약(有若)은 효성과 우애, 즉 가족 사이의 자연스러운 효성의 감정과 우애의 감정이 바로 인을 행하는 뿌리가 된다고 하였다. 이는 공자 당시 인이 효성과 우애의 실천을 조건으로 하는 덕목이었음을 의미한다. 공자는 사람의 외적 태도와 관련해 인을 묘사하기도 하였다. 그는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사람은 어진 사람이 드물다”고 하였고, “강의목눌(剛毅木訥)한 사람은 어짊에 가깝다”고 하였다. 겉으로 꾸미는 태도보다는 내면의 덕을 지니면서 외적으로는 소박한 모습을 어진 사람의 기준으로 삼았다. 또한 공자는 인을 예(禮)와 같은 외적 규범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의욕으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어진 사람은 내적 가치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행위를 결정하며, 이러한 기준에 따라 타인의 행동도 평가해 그를 좋아하거나 미워할 수 있다.

공자는 사람의 독자적인 개성과 소질에 따라 능력과 덕성의 인을 구별하였다. 그는 염유, 자로, 공서화가 각각 내무 · 국방 · 외교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질을 지녔지만, 어진지는 모르겠다고 하여 이들에게 인의 덕목을 부여하지 않았다. 번지가 인에 대해 질문했을 때, 공자는 “어려운 일을 먼저 하고 이익을 얻는 것은 뒤로 한다”고 하였다. 그는 어떤 일이든 이익보다는 당위로 해야 하는 의무를 중시하는 것을 어짊의 실천으로 보았다. 나아가 공자는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넘어, 공적 규범으로서 예를 행하는 극기복례(克己復禮)를 인이라 생각하였다. 또한 공자는 자기가 성공하고 싶을 때 남을 성공하도록 돕는 것을 인의 적극적인 실천 방법으로 보았다. 이렇게 인을 행하는 방법에서 충서(忠恕)는 공자가 말하는 하나로 일관하는 실천의 원리가 된다. 요컨대 공자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행해야 하는 규범과 연관된 실천적 맥락에서 인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맹자는 공자를 이어 인을 측은지심을 낳는 근거로서 성(性)으로 규정하고, 이를 왕도 정치를 실현하는 심성적 기반으로 삼았다. 즉, 불인인지심과 같은 본성적 마음이 곧 인정(仁政)의 뿌리가 된다는 것이다. 맹자에게 인은 어떤 공리적 · 실용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순수한 도덕적 본성이다. 그는 공자가 실천 덕목으로 말하였던 인을 심성론적으로 확장하여 선한 본성의 근원으로 보고, 이를 치인(治人)의 왕도 정치의 원리로 삼았다. 『예기(禮記)』에서는 인을 “성왕이 갈아 경작하는 밭으로서, 인정(人情)에서 결실을 거두는 근본”이라고 하였다. 또한 인은 도덕(道德)과 의(義)와 함께 실현해야 할 덕목으로 규정된다. 당대(唐代)에 이르러 한유는 인을 박애로 해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한 · 당 시대 이전까지 인은 도덕적 본체라기보다 실천 덕목으로서의 의미가 우선하였다.

송대에 들어 성리학자들은 인성을 도덕적 본체로서 이(理)에 근원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인의 본질을 초월적 본체가 마음에 내재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정자(程子)는 “사람은 천지의 정기(精氣)를 모아 오행(五行) 중 가장 빼어난 것을 얻어 마음이 되었으므로, 본래 참되고 고요하여 인 · 의 · 예 · 지 · 신의 오성(五性)을 갖추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또 “애(愛)는 인에서 발현한 정(情)”이라고 설명하였다. 주희(朱熹)는 “인은 마음의 덕[心之德]이자 사랑의 이치[愛之理]”라고 정의하였다. 성(性)의 관점에서 인은 사덕(四德)[인 · 의 · 예 · 지]을 통섭하고, 정(情)의 관점에서 측은(惻隱)은 사단(四端)[측은 · 수오(羞惡) · 사양(辭讓) · 시지(是非)]을 관통한다. 따라서 인은 체(體)요, 애는 용(用)이라 하였다.

인을 이처럼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초월적 원리로 간주하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도덕적 행위는 인에 근거를 둔다. 따라서 사랑하는 마음은 인이 발현한 결과이지, 사랑 자체를 인이라 부를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한유가 인을 박애로 해석한 것은 작용을 본체로 오인한 것이라 하여 비판을 받았다. 요컨대, 성리학 이전의 인 사상은 형이하학에서의 도덕적 실천을 지향하였으나, 성리학 이후의 인 사상은 형이상학적 근원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조선 전기에 이언적은 인을 성리학적 본체론보다 공자가 강조한 실천 덕목으로 이해하였다. 그는 “성경현전(聖經賢傳)에 기록된 수많은 말은 오직 인을 추구하는 데 있다”고 하여 『구인록(求仁錄)』을 편찬, 후학의 길잡이로 삼았다. 또한 자신의 거처를 ‘구인당(求仁堂)’이라 명명하고 인의 실천에 평생을 헌신하였다.

반면 이황(李滉)은 주희의 인설(仁說)을 「성학십도(聖學十圖)」에 수록하여, 경(敬)의 수양을 가능케 하는 도덕적 실천의 형이상학적 근원으로서 인을 부각하였다. 그러나 『연평답문』에서 나타나듯, 이통(李侗)은 인과 지(智)의 관련성을 강조하였으나, 주희와 이황은 주희의 인설을 계승하며 『성학십도』 「인설도」에서 인과 지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음을 주장하였다.

이이(李珥)의 인 사상은 유학 사상의 핵심을 인도(仁道) 실천에 두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그의 철학을 ‘인도 실학’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인도 실학은 인격 형성, 인의(仁義) 실천, 안인(安人), 무실(務實)을 중시하는 특징을 지닌다. 오늘날에도 이이의 사상은 물질주의, 이기주의, 비인간적 경쟁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주목될 수 있다.

성호 이익은 “인의 표현은 사랑이며, 사랑은 감정이다. 인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감정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저 인이라는 것은 사랑이 생기는 바탕’이다”라고 하였다. 이는 이치[理]의 관점에서 본 해석이다. 또한 그는 “마음은 기이며, 마음은 성을 통괄하므로 네 덕은 모두 마음에 있다. 그러나 인은 덕으로 완전한 것이므로 ‘마음의 덕’이라 한다”고 하였다. 이는 기(氣)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성호는 성리학적 입장을 수용하여, 인을 성정을 통괄하는 마음에 내재하고 감정을 통해 실현되는 덕이자 이(理)로 규정하였다.

다산 정약용은 “인이란 한 글자가 논어 전체의 주재(主宰)이다”라고 말하며, “인을 추구하는 자는 반드시 서(恕)에 힘쓴다”, 혹은 “서를 수단으로 인이 완성된다”고 하였다. 다산은 또한 “인이란 두 사람이다. 옛 전서(篆書)에서는 ‘인(人)’ 자를 겹쳐 ‘인(仁)’ 자를 만들었다. 이는 ‘자(子)’를 겹쳐 ‘손(孫)’ 자를 만든 것과 같다. 인은 사람과 사람의 지극함이다. 자식이 부모를 효로 섬기니 두 사람이고, 신하가 임금을 충성으로 섬기니 두 사람이며, 형과 아우도 두 사람이고, 목민관과 백성도 두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곧 그는 인을 두 사람 사이의 지극한 윤리적 실천으로 규정하였다.

박정심은 ‘인의 문명다움’이라는 주제로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인(仁)의 의의를 논의하였다. 그는 “인에 근거한 연대는 차이 존중과 도덕적 자율성을 전제로 하며, ‘지금-여기’의 삶의 맥락에서 공동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합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연대는 타자를 동일화하거나 획일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성과 공존을 존중하는 방식을 유지한다. 그는 “나는 너로 환원되지 않으며, 너 또한 나로 환원될 수 없다”고 하였고, 신채호의 ‘아(我)’는 이러한 사유 구조를 근대 역사 경험 속에서 체계화한 개념이라고 설명하였다. 신채호는 궁극적으로 투쟁과 연대가 인류가 인류를 억압하지 않는 평등을 지향해야 한다고 보았다.

현대사회의 기후위기와 문명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 기준으로 해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김나윤과 안재호는 『논어』의 인을 공감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덕목으로 이해하였다. 그들은 “인(仁)이 도덕적 함양의 최고 수준을 의미한다면, 서(恕)는 적절한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 자신을 상대방에게 확장하는 것으로, 타인과의 호혜적 관계 형성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실천 방법은 인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서, 자기 이해와 타인에 대한 끊임없는 ‘공감’을 요구한다”고 하였다.

황종원과 지준호는 북송대 정호(程顥)의 천도론과 물성론(物性論)에 내재한 생태철학적 함의를 인 사상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그들은 “정호는 생명성을 만물의 공통된 본성으로 보았으며, ‘생지위성(生之爲性)’ 명제를 재해석하고 ‘ 생의(生意)’ 개념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인간이 만물의 생의를 발현하는 존재와 교감할 때 인을 체득할 수 있다고 보았고, 이에 따라 생의는 인과 상통한다”고 하였다. 특히 그는 만물의 생명성 발현을 보편적 생리(生理)의 특수한 표현으로 이해하여, 개체와 전체를 지나치게 대립적으로 보는 서구 생태철학과 차별화하였다.

이러한 논의들은 인이 현대사회의 기후위기와 생태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요컨대, 공자의 인 사상은 과거의 윤리적 덕목을 넘어, 미래적이고 문명사적 의미를 지닌 실천적 지침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논어(論語)』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맹자(孟子)』
『사서집주(四書集注)』
『성호질서(星湖疾書)』
『예기(禮記)』
『주자어류(朱子語類)』
「성학십도(聖學十圖)」

논문

김나윤, 안재호, 「공감적 행위 원칙으로서의 충서와 유가적 소통 윤리」(『철학탐구』 75, 중앙철학연구소, 2024)
이영경, 「율곡의 ‘인도 실학’과 한국인의 삶의 문제」(『윤리교육연구』 73, 한국윤리교육학회, 2024)
황종원, 지준호, 「정호의 천도론과 물성론의 생태 철학적 함의」(『중국학논총』 79, 한국중국문화학회, 2023)
서근식, 「퇴계 이황의 인에 대한 해석 연구: 『논어석의』, 『연평답문』과 『연평답문질의』, 『성학십도』 「인설도」를 중심으로」(『한국철학논집』 73, 한국철학사연구회, 2022)
김익수, 「율곡의 인사상과 효 교육문화와 사계의 ‘호혜의 효’ 정신 연구」 1(『한국사상과 문화』 97, 한국사상문화학회, 2019)
이상익, 「유교와 민주주의: 이념·역사·전망」(『한국철학논집』 61, 한국철학사연구회, 2019)
박정심, 「근대 유학담론에 대한 성찰과 문명‘다움[인]’에 관한 시론」(『동양철학연구』 92, 동양철학연구회, 2017)
정상봉, 「공존과 공감의 근거: 인」(『한국철학논집』 46, 한국철학사연구회, 2015)
임헌규, 「다산의 『논어고금주』에서 인과 서」(『동방학』 18, 한서대학교 동양고전연구소, 2010)
임헌규, 「유가 인개념의 변환구조: 공자, 맹자, 주자를 중심으로」(『범한철학』 34-3, 범한철학회, 2004)
집필자
엄연석(한림대학교 태동고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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