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청자 음각연화절지문 매병과 죽찰은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마도 인근 해저에 침몰되었던 고려 시대 선박에서 출수되었다. 마도 2호선으로 명명된 이 배는 곡물류, 참기름, 젓갈 등의 음식물을 담은 청자 매병이나 도기 항아리, 포장목에 쌓인 청자 그릇 등을 운반한 화물선으로 판명되었다. 이 매병은 함께 발견된 죽찰을 통해서 꿀을 담았던 용기로 밝혀졌다.
청자 음각연화절지문 매병은 꺾여서 벌어지는 반구(盤口) 형의 좁은 주둥이와 넓고 당당한 어깨에서 점차 좁아지다가 몸체 아랫부분에서 살짝 벌어지는 안정감있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매병의 몸체 네 면에는 연꽃과 연잎으로 구성된 연화절지문(蓮花折枝文)이 음각되었다. 문양의 전체 윤곽선은 굵고 깊은 음각선을 이용하여 연화절지의 형태를 선명하게 부각시킨 반면에, 문양 안쪽에 세부 잎맥은 가늘고 얕은 음각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연꽃 줄기의 밑둥 부분은 유면 위에서 뾰족한 도구를 사용해 점을 찍는 방법으로 사실감을 더하였다. 어깨 부분과 몸체 아래에는 구름문과 뇌문이 보조 문양으로 음각되어 있다.
매병에는 전체 면에 맑고 투명한 유약이 고르게 시유되어 밝은 담청색을 띠지만 어깨 일부는 산화번조되어 옅은 황색을 보인다. 굽바닥까지 시유되었으며 굽 접지면에는 유약을 닦아내고 모래 섞인 내화토 빚음을 받쳐 번조하였다.
연화절지문이 음각된 매병은 일반적으로 12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마도 2호선이 1213년 이전에 난파된 선박으로 밝혀짐에 따라서 음각기법으로 시문된 연화절지문 매병이 적어도 13세기 초경까지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마도 2호선 출수 음각청자 매병의 제작 시기는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경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 매병이 상감청자 매병과 함께 출수되었기 때문에 당시에 음각과 상감기법이 모두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죽찰은 이 매병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며, 앞면에는 8자, 뒷면에는 7자의 묵서가 확인되었다. 앞면에 “중방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는 중방에서 도장교라는 무관직을 맡은 오문부라는 수취인을 표기한 것이다. 뒷면에 “택상정밀성준봉(宅上精蜜盛樽封)”은 ‘준(樽)에 좋은 꿀[精蜜]을 담아 올린다’는 내용이다. 즉, 당시 개경에 있는 중방 도장교 오문부에게 청자 매병[준]에 좋은 꿀을 담아 올렸던 상황을 알 수 있다.
음각청자 매병은 죽찰의 내용을 통해서 당시 ‘준(樽)’이라고 명명되었을 뿐만 아니라 꿀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었음이 밝혀졌다. 즉 기존에 술을 담는 용기로만 인식되었던 매병의 명칭과 용도를 새롭게 밝힐 수 있는 중요한 학술 자료이다.